어린시절 - 김아밀라제(DCINSIDE)
DCInside 카툰 연재 갤러리(줄여서 카연갤)에 올라온 만화. 김아밀라제라는 사람이 사정상 갤러리를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올리고 간 만화다.
척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림은 만화라고 부르기가 (솔직히 말하자면)좀 민망한 형편이고 - 사실 이야기 자체도 뻔한 내러티브다. 하지만 이 만화를 보고 울 뻔 했다는 사람들, 실제 이야기냐고 묻는 사람들, 정말 잘 그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인터넷 상으로 이리저리 퍼지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구구절절한 현실 묘사 덕분이리라.
연출 센스로 스토리의 식상함을 날려 버리는 이 만화에 단어만 줄창 많은 구질구질한 설명 따위는 없다. 어린 아이의 눈에 비친 사건만을 철저하게 묘사(코피가 수도꼭지처럼 흘러나왔다는 표현에서 기겁)함으로써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린다. 맨살갗에 닿는 차가운 겨울 바람처럼 생생한 느낌.
나는 카연갤에 가지도 않기 때문에 김아밀라제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도 모르겠고, 지금까지 어떤 만화를 그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이 만화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면, 작가는 정말 개념인이 맞긴 맞는 것 같다. 카연갤러들이 가지 말라고 붙드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5 · 18 항쟁 백일장에 대한 뉴스를 봤을 때다. 사투리가 주는 특유의 생생한 느낌이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 표준말밖에 쓸 줄 모르는 서울 촌놈이 새삼 느낀다. 세상엔, 정말 글 잘 쓰는 사람들이 많다.
어린시절 - 김아밀라제
ETC
2007/05/15 19:00
:: 만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