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 이외수 VS 초딩

2007/07/06 00:26
예전의 국민학생들과 지금의 초등학생들을 비교해 보면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가를 확연히 깨달을 수가 있다. 예전의 국민학생들은 담임이 회초리를 꺼내들면 겁부터 집어먹었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선생님 잘못 했어요, 라고 빌었다. 그러나 지금의 초등학생들은 담임이 회초리를 꺼내들면 동시에 핸드폰을 꺼내든다. 때리기만 하면 아동학대신고센터에 고발해 버리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예전의 대학생들과 지금의 대학생들은 질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예전에는 책을 읽지 않으면 대학생 취급을 받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생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대학생 대접을 받는다. 예전의 대학가에서는 서점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가에서는 술집이 호황을 누린다.

예전에는 호스티스들이 여대생 흉내를 내면서 거리를 활보했다. 그러나 지금은 여대생들이 호스티스 흉내를 내면서 거리를 활보한다. 예전에는 국민학생들이 선호하는 대중음악이나 장난감을 대학생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대중음악이나 액세서리를 대학생들이 똑같이 선호한다. 대학생들과 초등학생들이 똑같은 수준의 문화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오늘날은 모든 문화가 정체성을 상실해 버렸다. 어디를 들여다보아도 뒤죽박죽이다. 양심도 죽었고 예절도 죽었다. 전통도 죽었고 기품도 죽었다. 낭만도 죽었고 예술도 죽었다. 그것들이 죽은 자리에 오늘은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밤이 깊었다. 나는 잠이 오지 않는다.

- 이외수, <장외인간> 中 "내가 보기에는 세상 전체가 미쳐가고 있다."
부사장님이 사내 인트라넷에 올려 주신 글. "대학생들과 초등학생들이 똑같은 수준의 문화를 즐기고 있는 것"에서 뜨끔했다. 그게 잘못된 것이라거나 혹은 이상한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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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永革 2007/07/06 09:03

    이외수씨, 플레이 토크도 열심히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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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어핀드 2007/07/06 23:52

      으흐흐, 나이도 있고 학식도 있는 양반이 인터넷 은어들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걸 보면 정말 재미있죠 ㅋㅋㅋㅋ

  2. 이시태 2007/07/10 05:32

    오우! 플톡 열심히 하시는 선생님이시죠! 좋은 글 많이 올려주시는 분이십니다. 이 글 너무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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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어핀드 2007/07/11 01:31

      예, 근래 보기 드문 개념인이 인터넷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지요. 악플러와 찌질이만 가득하다면 어디 인터넷 할 맛 나겠습니까.

  3. Bolivar 2007/07/12 01:36

    디씨 인터뷰에 이외수씨가 나오셨던데 굉장히 재미있더군요.

    http://www.dcinside.com/webdc/dcnews/news/etc_list.php?code=succeed&id=7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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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어핀드 2007/07/12 23:17

      좋은 링크 던져주셔서 감사합니다 :D
      그나저나 폐인만복래라...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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