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다른 RPG 게임들과는 달리 서론이 길지 않게 곧장 전투 들어간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 RPG 게임이 일종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서론이 길어지는 건 일종의 원죄라고 볼 수도 있다 - 최소한 이야기의 기본적인 설정 정도는 게이머에게 제시를 해줘야 하니까. 다만 FT4의 경우에는 아주 기본적인 설정 만 짧게 설명해주고 곧장 전투 들어가는데, 덕분에 전투 한 번 하고 나서 오프닝 동영상이 나온다는 RPG 게임치고 상당히 희한한 전개가 되어버렸다.
게임플레이가 워낙에 엉망이었는지라 이 점만은 FT4의 몇 안되던 미덕으로 기억한다. 나는 게임은 시작하고 곧장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그 뒤로 한 번도 이런 시스템을 보지 못했다.

FT4는 특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그 습득률이 올라가 더 강한 특기를 사용할 수 있는시스템을 채용했다. 전형적인 일본식 RPG 전투시스템에서 전략적인 게임플레이를 이끌어 내려고 나름 머리를 굴린 듯하지만 어차피 레벨 올라가면 다 MAX가 되어버리기 때문에(그것도 꽤나 일찍) 별 의미가 없었다 - 결국 레벨 노가다로 수렴한다 이 말씀.
게임을 안 하던 여성들도 "우와, 나 이 게임 해볼래!" 라는 말이 나오게 하던 파랜드 시리즈. 전성기에 비하면 정말 초라한 몰락이었다. 덕분에 장 안에 보관된 이 게임 패키지를 볼 때마다 조금 씁쓸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