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올블로그를 뒤지다 구냥 웹진 심리테스트를 요즘 유행이라면서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봤다. 사실 구냥 서비스가 2005년에 시작된 것이라는 걸 알면 거의 석기 시대급 뒷북이지만(주: 내가 최초로 해본 것은 2005년 8월이었다.), 은근히 그런 사람들이 많다. 아니,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에 들어가서 다시 심리테스트를 해보기도 하고, 옛날에 했던 테스트 결과와 지금의 결과를 비교하기도 한다. 이 서비스를 진행한 야후가 한국에서는 이름값도 못하는 포털이라는 걸 생각하면,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이 서비스는 대성공이라는 말 외엔 적절한 표현을 찾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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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구냥 웹진과 같은 심리 테스트는 인터넷이 대중화된 이후 네티즌들이 꽤나 좋아하는 놀이였다. 컨텐츠의 신뢰성은 심리학 전문가가 만든 것에 비할 바가 아니겠지만, 사실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나는 어떤 타입일까?" 에 대한 궁금함, 혹은 크로스워드 풀듯이 각종 선택지를 고르는 재미였지, 정밀한 심리 분석이 아니었으니까.(주: 혈액형 성격학이 인기인 것도 비슷한 이유인 듯.) 구냥 웹진은 이렇게 무(無)에서 전혀 새로운 서비스를 발명했다기보다 네티즌들이 자생적으로 즐기던 놀이를 체계화시키고 업그레이드시켜서 큰 성공을 거둔 케이스에 가깝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지는 웹 서비스들을 볼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저 서비스 정말 제대로 돌아갈까?" 많은 서비스들이 유저들에게 어떠한 효용을 줄 수 있는지를 두고 경쟁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유저들의 폭발적인 성원이 없으면 별다른 의미가 없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서비스(주: 이러한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로 위키피디아가 있다. 집단지성의 대표적인 예로 유명한 위키피디아는 일본이나 미국처럼 각종 지식을 습득하고 정리하는 데 열광적인 개인들이 많은 사회에서는 지금과 같이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우리나라 같은 문화에서는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이 "서비스를 위한 서비스" 들이 유저들의 행동을 적절히 반영해서 만들어진 것 같지도 않다는 거다. 구냥 웹진과는 달리 이런 서비스는 사용자들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웹 2.0" 따위의 모토에 열광하는 소수의 사람들만 몰려들다가 존재감이 없어지기 십상이다. 올해 들어서만 이런 사례를 두 건이나 봤다.
아이러니하게도 구냥 웹진의 후속 서비스인 구냥 타입이 약간 그랬다. 새로운 심리 테스트 방식은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유저들에겐 생소했을 뿐더러 전작이 가진 "다양한 선택지를 고르는 재미" 역시 사라져버렸다. 인기도 전작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더이상 구냥 서비스를 볼 수 없다며 섭섭해하기엔 좀 이른 것 같다. 구냥 타입 테스트를 제작한 이드 솔루션이 새 심리테스트 사이트를 오픈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짱가님 블로그에서 보고 해봤는데, 심리 테스트 방식이 타입의 방식이 아닌 웹진의 방식과 더 흡사하다. 시간 남으시면 방문객 분들도 한 번 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