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게임 <Warcraft3>를 해보신 분이라면 오크족의 코도 비스트kodo beast를 아실 겁니다. 코도 비스트는 북을 싣고 다니며 오오라를 발산해 오크 전사들의 사기를 북돋는 역할을 하는 유닛입니다. 워크래프트3의 다른 종족들은 영웅 유닛만이 오오라를 발산한다는 점에서 꽤나 특이한 유닛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희한한 기능은 특유의 포식devour이라는 기능이었는데, 다름이 아니라 상대방 유닛을 삼켜버리는 기능이었습니다. 한 번에 한 마리 뿐이었지만, 삼킨 유닛이 소화가 다 되면 또다른 유닛을 삼킬 수 있었습니다.

오크-오크전의 상성관계. 그런트는 강력하지만 그 수가 적기 때문에, 코도 비스트로 삼켜 버리면 쉽게 전투 불능으로 만들 수 있다. raider와 kodo beast는 모두 같은 건물(beastiary)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오크와 오크가 맞붙게 되면 beastry를 두세개씩 짓곤 했다.
2.
보통 기병 하면 말을 떠올리기 마련이고, 말처럼 빠르지 않은 낙타는 별 가치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낙타는 말이 가지지 못한 여러 장점들을 가지고 있기에, 전근대의 전장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낙타들은 보급뿐만 아니라 실제 전투에도 투입되었습니다. 낙타는 웬만한 상처에는 끄떡하지 않는 데다가 말만큼 잘 놀라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낙타에 갑옷을 입힐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낙타를 본 말은 놀랄 뿐만 아니라 낙타가 더 덩치가 크기 때문에 말탄 기병 입장에서는 은근히 상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랍 문화권에서는 낙타가 전쟁을 위해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미디블: 토탈 워>에 등장한 베두인 낙타병.
하지만 낙타의 군사적 이용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몽골군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전근대의 전장에서는 북이나 나팔 등을 이용한 군악이 사기를 높이고 부대를 지휘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다만 다른 문명권의 경우 북을 땅 위에 설치하여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반해, 몽골군 군악대는 naccara라는 북을 아예 낙타 등 뒤에 싸들고 다니면서 사용했습니다. 뭐... 그냥, 코도 비스트죠.
3.
코도 비스트는 워크래프트3의 유닛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알려진 편에 속합니다. 2000년 봄 블리자드 사는 E3 쇼에서 테마곡 <A Call to Arms>와 함께 트레일러를 공개했는데, 여기에 이미 코도kodo 위에서 북을 치는 오크 전사가 등장합니다. (당시에는 코도라는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아 그냥 코뿔소라고만 불렸습니다.)

wow에서 잊혀진 땅을 돌아다니다 보면 고블린 상인들이 코도에 상품을 바리바리 싣고 돌아다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워크래프트3에서도 타우렌 캐러밴들이 현실의 낙타처럼 코도를 짐을 싣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애시당초 낙타를 본따서 만든 짐승이 낙타의 다른 역할도 하고 있는 걸 보면, 좀 재미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