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 8월 베타테스트 설 솔솔
스타크래프트2, 올해 출시되나?
스타크래프트2 개발 ‘막바지’
한두번 그랬던 것도 아니지만,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외부에서 먼저 설레발을 치는 게 관습처럼 되어 있습니다. 최근 쏟아져나오는 뉴스들을 보면,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도 여기서 예외는 아닌 듯 합니다. 벌써부터 8월부터 베타테스트를 할 거라는 둥, 올해 안에는 나올 거라는 둥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스타2가 올해 발매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봅니다. 아니, 오히려 지독하게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발매일 연기를 밥먹듯 하는(...) 블리자드의 습관 때문만은 아닙니다. 스타2의 게임 밸런싱, 엄청 힘들 것 같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공개된 사항들을 보면요.
지형 활용
스타2는 지금까지 몇 개의 게임 동영상과 50개에 가까운 개발자 Q&A1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들을 잘 살펴보면, 한 가지 일관성이 보입니다. 바로 지형의 전략적 활용이죠.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배틀 리포트. 2008년 12월.>
지난 12월 공개된 배틀 리포트 동영상의 특징은,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형 기물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동영상 58초 ~ 1분 58초 부분에서 이 부분을 설명하고 있네요. 길을 가로막고 있는 바위는 부수면 지나갈 수 있습니다. 젤 나가의 감시탑은 주위에 있는 유닛들의 시야를 넓혀주는 역할을 하구요. 게임 동영상에도 젤 나가의 감시탑을 이용해서 프로토스의 공격을 알아차리거나 공격받는 확장기지를 구하기 위해 바위를 부수는 장면이 나오네요. 전작에서도 언덕배기에 배치된 공성 전차는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스타2에서는 지형 기물이 장애물로서, 혹은 도구로서 더 큰 역할을 맡고 있는 듯 합니다.

고밀도 광물. 일반적인 파란 광물과는 달리 황금색이며, 한 번에 더 많은 자원을 채취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기지를 확장할 때 좀 더 전략적인 선택을 강요한다(Q&A No. 4). 개발진들은 가스 간헐천에 대해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이 경우엔 3개의 유닛만이 동시에 작업하기 때문에 광물과는 약간 문제가 다르다(Q&A No. 14).

테란의 크루시오 공성 전차.
밸런싱 문제
워3의 초기 유닛 밸런스는 상당히 후덜덜덜한 수준이었습니다만, 유닛만큼이나 시비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 맵이었습니다. 워3에서는 영웅이 아이템을 사용해서 유닛들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템은 맵 상에 위치한 상점에서 사거나 몹을 잡아서 얻어야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버전에 따른 편차는 있었지만, 워3의 초기에 가장 강한 종족은 나이트 엘프였습니다. 가장 많이 했던 맵은 로스트 템플이었구요. 여기서 발생한 문제 중 하나는 투사 병기를 사용하는 유닛들의 공격력을 올려 주는 알레리아의 피리라는 아이템이었는데, 로스트 템플에서 이게 너무 잘 나왔던 겁니다. 나이트 엘프는 초기 유닛 모두가 투사 병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나이트 엘프 플레이어가 이 아이템을 줍게 되면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놓은 격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시비가 벌어질 만 하지요.

결국 드랍률 대폭 축소로 사실상 퇴출.
워3의 패치 내역에 위치별 아이템 드랍 확률 조정 등의 사항이 자주 들어가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아이템 상점 문제도 결국 확장팩에서 쿨다운 개념도 넣고, 무엇보다 직접 아이템 상점을 건설할 수 있게 해서 그나마 해결이 되었죠.

짓는 데 가격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장점.

밴쉬, 토르, 시즈탱크로 구성된 테란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거상.
거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워낙에 키가 큰 유닛이므로 미사일 터렛으로도 공격이 가능하다3고 하는데, 정작 이 유닛이 서플라이 디포(Supply Depot)를 넘어다닐 수 있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중이라고 합니다.4 사실성을 생각하면 절벽도 넘어다니는 유닛이 테란 건물 하나 못 넘는다는 건 웃긴 일이지만, 그렇게 했다가 거상이 너무 강한 유닛이 되어버리면 골치 아파지니까요. 그런가 하면 바위는 특수기술을 이용해서 띄우거나 할 수 없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발중이라고 합니다. 무조건 부숴야 한다네요.

추적자의 순간이동(Blink) 능력은 마나를 소비하지 않는 기술(Ability)이기 때문에 쿨다운만 넘어가면 바로 다시 시전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스타2의 수석 프로듀서가 인터뷰에서 각 종족의 싱글 캠페인을 별개의 패키지로 발매하고, 그 때마다 새 유닛을 추가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게이머들의 반응은 "돈독 올랐냐?" 였습니다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인터뷰에서는 스토리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게 함으로써 밸런스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다는 게 본심일 겁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와 세계관이 훌륭한 건 사실입니다만, 그것 때문에 발매 형식까지 뜯어고친다는 건 납득이 잘 안 가는 일입니다.
올해 발매?
워3는 1999년 9월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그 때 공개된 스크린샷만 해도 충분히 게임플레이 자체는 가능한 모습었지만, 정작 출시된 건 2002년 7월이었습니다. 그나마 제대로 밸런스가 잡힌 건, 확장팩 Frozen Throne이 나오고 세 번째 패치인가부터였구요. 그 사이 정말 수도 없이 갈아엎었죠. 패치 한 번 나오면 포럼 게시판에 불이 붙을 정도로. 스타2 또한 밸런싱을 제대로 하려면 그에 못지않게 열심히 삽질을 해야 할 겁니다.
결론은 이겁니다: 2010년까지는 걍 마음을 비우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거라는 것. 어차피 때가 되면 어련히 나올 물건이니, 그 사이에 다른 게임이나 즐기는 게 백번 나아 보입니다. 뭘 하던, 가능성도 희박한 출시설 따위에 낚여서 파닥거리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