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문사는 장차관, 국회의원 자식들이 유난스레 많다. 거기서 오랫동안 편집국 지휘봉을 잡았던 대선배에게 따졌다. "고관대작 자식들은 뭐가 다릅니까?" 되레 묻는다. "김 기자 클 때 아버지 책꽂이에 책이 몇 권이나 꽂혀 있었나? 놀러 오는 아버지 친구들은 직업이 뭐였나?" 말문이 막힌다. "책 구경이라도 더 했을 거고, 아버지 친구들이 다 중요한 취재원이잖아."1.- 김의겸, <어느 기자의 이중생활>, 한겨레, 200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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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세습이라고 하면 재산이나 지위를 생각한다. 하지만 더 무서운 건 능력의 세습이다. 재산이나 지위는 잃어버리기도 쉽고, 사회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그렇지도 않다. 개인과 사회에 따라 편차가 있을 뿐, 잘 잃어버리지도 않고 비난도 받지 않는다.
* 심지어 "너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서 교육 잘 받아서 그런 거잖아." 하는 소리가 들리면 "실력도 없는 넘이 찌질대기는 ㅋㅋㅋㅋ" 하면서 비웃으면 된다.
마지막 이야기는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서 가져온 것으로, 알렉산더 비켈이라는 변호사의 이야기이다. 그는 하버드 로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명문 로펌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는 루마니아에서 이민 온 가난한 유태인의 아들이었다. 비켈이 졸업할 당시 명문 로펌들은 상류층들을 위한 일을 주로 처리했기 때문에, 비켈 같은 뜨내기는 거기 낄 수 없었다. 비켈이 먹고 살기 위해 해야 했던 일은 기업간 인수합병이나 소송 같은 "천한" 일 뿐이었다.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비켈은 그래도 운이 좋았다. 70년대 이후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업간 인수 합병이나 소송이 줄을 이었던 것이다. 덕분에 그는 "떴고", 거부가 됐다. 반대로 오사카 대상인의 아들이었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는 운이 없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마자 후쿠시마 마사노리(福島正則),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 등의 무장들이 죽여버리겠다고 덤벼든 탓이다.

"호랑이" 가토 기요마사. <신장의 야망: 혁신>의 일러스트.
결국 거제도에 주둔하고 있던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가 나서서 유키나가를 구해 오긴 했지만, 결국 그는 무단파들에 의해 다른 문치파들과 함께 목이 떨어지는 신세가 됐다(1600).




2009/12/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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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자식의 이야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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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9 20:07
격차의 세습이 고착화된다는.
페리스코프님은 일본사회가 우리보다 이런 면에서 한발 빠르게 진행된다고 했지만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면 우리가 일본 앞지르는 것도 얼마 남지 않은 듯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09/12/30 00:52
방금 전 periskop 님 글에 트랙백 걸었습니다.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