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 지름의 에스컬레이션

QUOTE by 고어핀드 2010/01/3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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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저옥배(象箸玉杯)

: 상아로 만든 젓가락과 옥으로 만든 잔
고대 중국, 상商나라(BC 1600~BC 1046)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왕이었던 주왕(紂王)이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었다. 겨우 젓가락 하나 뿐이었는데, 현명한 사람이었던 기자는 이것을 보고 나라의 앞날을 걱정했다.
"상아젓가락을 만들게 한 것을 보면 반드시 질그릇에 음식을 담게 하지는 않을 것이고 장차 주옥으로 만든 술잔을 쓸 것이다. 그러면 푸성귀 같은 것은 먹지 않고 쇠고기나 코끼리고기 같은 귀한 음식을 먹을 것이며, 그런 귀한 음식을 먹으면 험한 옷이나 허름한 집에서는 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비단옷을 입고 좋은 집에서 살려고 하지 않겠는가? 나는 그 종말이 두려워 그 시작을 걱정한다."
5년 뒤 상아젓가락은 술 연못과 고기 숲(酒池肉林주지육림)으로 발전했고, 결국 사치와 향락에 젖은 상나라는 주(周)나라에 의해 멸망하게 된다.1 사기 은 본기(史記·殷本紀)에는 "술을 가지고 못을 이루고, 고기를 가지고 숲을 이루고, 남녀를 벌거벗겨 숨바꼭질을 시키고, 온 밤을 마셔 새웠다." 고 했는데, 어찌나 유명했던지 이 말이 아직까지도 고사성어로 사용될 정도다.

이 이야기는 한비자 제 42편 유로편(喩老編)의 여섯 번째 이야기에 나온다. 한비자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뒷받침하기 위해 많은 고사들을 인용하는데, 덕분에 읽어보면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최근 세종시 문제에 관련해서 박근혜 의원이 인용한 "증자가 돼지를 잡다." 라는 고사 또한 한비자의 제 30편 외저설좌상편의 여섯 번째 이야기에 나온다. 

그런데... 어째 고어핀드 눈에는 이 이야기가 "지름신 강림엔 끝이 없다" 로 읽혔다. 하기야, 명품 백을 가진 사람이 육백원짜리 캔커피를 마실 리는 없지 않겠는가. 고전의 해석의 폭이 넓은 건지 아니면 읽는 사람이 음흉한 건지.

참고문헌


한비韓非, <한비자韓非子>
노재욱 ·조강환 역, <한비자 下>, 자유문고, 1994
  1. 사실 이 정설에는 꽤 안티가 많다. 관련 기록에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아 승리자인 주나라가 의도적으로 왜곡한 거라는 주장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 중국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있었다. [본문]
2010/01/31 11:06 2010/01/3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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