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북미 원주민의 이미지 (후편)

ETC by 고어핀드 2010/02/08 00:13

아바타에 등장한 인디언 문화


영화 <아바타>는 곳곳에서 인디언들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일단 제 눈에 보인 것만 몇 개 꼽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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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름. 영화에서는 나비족의 이름을 소개하면서 하나씩 그 뜻을 일러 주는데, 이런 식으로 이름을 해석하는 것은 백인들이 북미 인디언들을 부르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수우Sioux족의 추장 타탕카 이요타케는 라코타 말로 "앉아 있는 황소" 라는 뜻인데, 흔히 시팅 불Sitting Bulll이라고 부르죠 - 그러니까 뜻풀이를 해서 영어로 부르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유명한 추장 타순케 윗코는 "미친 말" 이라는 뜻으로, 보통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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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다코타에 있는 크레이지 호스 조각상. 그는 1876~1877년의 수우족 전쟁에서 커스터 중령이 이끄는 제 7 기병대를 전멸시켜 큰 명성을 얻었다. http://www.flickr.com/photos/kkanouse/4096646484/

또 하나는 동물과의 교감을 중요시하는 문화. 영화를 보신 분은 나비족이 된 제이크가 처음으로 말(?)을 타려고 할 때 말하고 교감이 안되서 곤두박질치는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 외에도 용가리(?)를 탈 때도 동물하고 교감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오죠. 제이크가 사냥을 할 때 사냥감의 영혼을 위로하는 말을 읊조리는 장면도 기억하실 겁니다.

이건 수렵을 중요시하는 인디언 부족들에서 보이는 풍속입니다. 아니, 수렵이 거의 유일한 생존 방식인 곳에서는 기본적으로 다 보이긴 한다고 하는군요. 고래를 잡아 먹는 북극의 이누이트나 곰을 잡아 먹는 아이누 족 같은 곳 말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문명인들 하듯이 함부로 동물을 다루거나 잡아먹으면 그 영혼이 해꼬지를 하기 때문에 위로를 하거나 고마움을 표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가 찾아 본 자료들 중에서는 라코타Lakota족 샤먼의 회고담에 동물의 영혼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랍니다. 아마 신내림을 받던 시절의 이야기였던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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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고 있는 사람에게 의례를 행하고 있는 블랙풋Blackfoot 부족의 샤먼을 그린 그림. 조지 캐틀린, 1832년.

외적인 것도 하나 있었죠. 인디언들이 쓰는 가슴 방어구BreastPlate를 나비족 전사들이 그대로 착용하고 나오더군요. 이것(BoneHair)은 기본적으로 뼈를 엮어서 만드는데, 일종의 갑옷 같은 역할을 합니다. wow의 타우렌 전사들이 이걸 착용하고 다니니까 게임 해보신 분들은 꽤 익숙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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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난 수우족 전사, 쇼트불Short Bull을 찍은 사진. 가슴 방어구를 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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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춤을(1990)>의 한 장면. 수우족 인디언이 존 던바에게 자기 보호대를 벗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것은 세계수 개념입니다. 세계수란 우주의 층위를 연결한다는 신화적인 나무인데, 보통 물리적 세계와 영혼의 세계를 잇는 역할을 합니다. 영화에서도 딱 그런 역할을 하지요. 전세계적으로 조금씩 발견되는 것이긴 합니다만 백인들의 눈에 가장 일반적인 것은 여전히 인디언들의 개념이겠죠. 특히 오지브와 족의 신화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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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일까, 대체역사물일까


저는 이러한 이유로 <아바타>가 반쯤은 인디언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 말고도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좀 계시더군요. <아바타>와 <포카혼타스>의 이야기 구조가 동일하다는 주장도 있었고, 동아일보 권재현 기자는 "<늑대와 춤을>의 명백한 대체 역사물" 이라 평했습니다. 둘 다 정확한 평1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자면, 나비족의 말은 뉴질랜드의 마오리 족 말을 가지고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여기에 대해서는 이 기사 참조.

ps) 사실 제가 영화를 보면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지구인들이 쓰는 거대한 메카닉이었습니다. 금속제 피규어로 만들어 출시하면 정말 멋있을 것 같네요. 여기에 일본도와 토마호크를 보조 장비로 추가하라!! 멋진 추가 데칼을 듬뿍 넣어달라!! 고 외치면 짤없이 오덕 확정이지 말입니다. 하지만 고어핀드 군은 오덕이 아니니 그렇게 외치지 않지 말입니다. 설득력 없는 설득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들리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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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야말로 진정 고어핀드 군을 위한 아이템!!

참고문헌


웬만한 출처는 본문에 링크로 달았으므로, 참고 자료로 활용한 것들만 조금.

CCTV 다큐멘터리 대국굴기 제작진, <대국굴기 - 강대국의 조건 : 미국>, 2007, 안그라픽스
: 간략한 미국사 책. 내용 자체는 평이한데, 사이사이에 삽입된 전문가들의 보충설명이 빛을 발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내용이 뻔해지는 단점이 있지만, 미국 독립의 사상적 배경과 이것이 어떻게 남북전쟁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 설명한 전반은 썩 훌륭하다. 덧붙여 이 책의 네덜란드 편은 절대 사지 말 것. 내가 읽은 역사책 중 최악이었다.

김성곤, <헐리웃 - 20세기 문화의 거울>, 웅진닷컴, 1997
: 영문학자가 쓴 헐리우드 영화문화 비평.

Piers Vitebsky, <The Shaman>, Duncan Baird Publishers, 2001
(김성례 · 홍석준 공역, <샤먼>, 창해, 2005)
: 전세계의 샤머니즘 문화에 대한 인류학적 개설서.

필리프 자캥 저 / 송숙자 역, <아메리카 인디언의 땅>, 시공사, 1998
: 북미 인디언들의 멸망사.
  1. 다만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경우 약간의 시비가 있다. 디즈니 사는 이 작품이 실제 역사에 기반했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훨씬 시궁창스러웠다고 한다. 작품을 본 적이 없으니 논평은 보류. [본문]
2010/02/08 00:13 2010/02/0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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