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3와 SC2 사이

어쨌거나 싱글 캠페인은 SC에 있어서 옥의 티가 되어 버렸습니다만, 이건 SC 개발진만의 탓도 아닙니다. 전작인 WC2 때까지만 해도 RTS 게임은 싱글 캠페인이 주 컨텐츠였거든요 - 한창 멀티플레이가 성장하고 있기는 했지만요. 그래서 당시의 싱글 캠페인은 미션 수도 많았고, 멀티플레이를 위한 튜토리얼로서의 기능은 오히려 부가적인 것에 가까웠죠. 유닛도 별로 없는 WC2가 확장팩을 제외하고 미션이 20개가 넘었으니까요.

Warcraft 2
4년 뒤, WC3가 출시되면서 이런 안습한 상황은 다소 개선되었습니다. 게임 컨셉 자체가 순수한 RTS라기보다 RPG 요소가 많이 강해진 덕분에 레벨 안에서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확장팩이 나오고 1. 난이도가 급속히 상향 조정되고 2.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한 미션들이 등장하면서 싱글 캠페인은 다시 "꽤 할만한 것" 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WC3 확장팩의 NightElf 4번째 미션. 이 미션에서는 Shadow Orb의 조각이라는 아이템들을 찾을 수 있는데, Warden의 Blink 능력과 Huntress의 Sentinel 기능을 적절히 조합해야 모든 조각들을 찾을 수 있다. 조각들을 모두 모아 얻는 완전한 Shadow Orb는 공격력 강화 효과를 주기 때문에 그 후 캠페인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동기 부여의 기술
SC2 레벨 디자인에서 보이는 특징들을 언급하자면 우선 WC3에서 등장한, "가능하면 유닛들의 특수 능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레벨을 창조한다." 를 들 수 있습니다. 다만 RPG 속성이 강해서 영웅과 유닛들의 만발한 개성을 활용할 수 있었던 WC3에 비해, SC2는 한걸음 더 나아갑니다. 영웅이 등장할 뿐만 아니라 싱글 캠페인에서만 쓸 수 있는 다양한 유닛들이 등장하는 것이죠. 이러한 방식은 밸런스 문제로 멀티플레이에서 삭제된 아까운 유닛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어린이들 놀이방에 가보세요. 다양한 장난감이 있을수록 놀이방은 더 재미있습니다. 똑같은 겁니다.

싱글 캠페인 "대열차 강도" 에서 등장하는 코브라. 이 유닛은 한마디로 "무빙샷의 위ㅋ엄ㅋ" 이라고 할 수 있다.
레벨들 또한 과제 달성 시스템의 효과를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디자인 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SC2의 레벨들은 "한 번의 플레이만으로 해당 레벨의 모든 과제를 달성하기가 힘들다." 는 원칙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습니다. 덕분에 게이머들은 엔딩을 본 뒤에도 과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서 다시 플레이를 하게 되죠. 여기에 대해서는 이전에 레고 스타워즈를 리뷰하면서 언급한 적이 있으니 이만 줄이겠습니다. (좀 더 관심이 가시는 분은 심리학 책에서 자이가르닉 효과를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한 번에 클리어가 힘든 대표적인 미션, "위기의 뫼비우스". 시간이 워낙에 촉박하기 때문에 임무 목표를 모두 달성할 경우 "여기 사람 살려!"와 "헛걸음질"은 달성할 수 없다. (브루탈리스크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여기 사람 살려!" 와 "헛걸음질" 의 경우도 동시에 달성하기는 상당히 힘들다. 역시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여기 사람 살려를 달성하기 위해 낙오병들을 모두 구출할 경우 맵 위쪽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헛걸음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맵 가운데 쪽 길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 스크린샷은 가운데 쪽 길을 통해 돌아간 모습을 찍은 것이다.
새로운 수익 모델?
또 하나 언급하고 싶은 것은, SC2의 캠페인은 향후 유용한 추가 수익 모델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미 Blizzard는 Wow를 통해서, 자사의 프랜차이즈와 그 세계관이 큰 수익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이미 WC와 SC를 소재로 한 많은 만화와 소설이 등장했지요. 이런 외전격 컨텐츠는 추후 미니 확장팩 형태로 다운로드 판매가 가능합니다. Wow 패치들을 잘 보세요. 새로운 던전과 퀘스트가 추가되는 식이었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Wow 스토리에 작은 외전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도 있지요. SC2에서도 충분히 그러한 방식을 시도할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xBox Live에서 이런 식으로 추가 컨텐츠들을 판매하고 있지요. 급속도로 올라가는 배틀넷 운영비와 개발비를 위해서라도 추가 컨텐츠의 발매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iBook Store에 올라온 스타크래프트 소설들.

"어부지리" 미션을 클리어한 뒤 "대피" 미션을 수행할 경우, 불곰의 지원 사격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미션의 선택 순서에 따라 게임플레이가 달라진다는 점이 SC2의 묘미다.

이런 식으로: "사라 캐리건 임무" 라는 가상의 확장팩이 발매될 경우 캠페인이 어떤 식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를 가정해 봤다. "?"는 분기, "V"는 확장팩 발매로 인해 새로운 유닛이나 이벤트가 발생한 임무를 가리킨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캠페인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총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