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4일 오후 3시 30분
인천 국제공항
세상에서 가장 희한한 입국 심사 한 토막.1.
입국 심사원: 홍콩에 왜 왔어요?
고어핀드: 비행기 갈아타는 게 여섯 시간이나 걸리거든요. 그 사이에 그냥 밥이나 한 끼 먹으려구요.
입국 심사원: (참으로 세상엔 별 놈이 다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도장을 찍어 준다.)
2005년 8월 4일 오후 3시 30분, 저와 여행 동료인 새롬군은 유럽 여행을 가기 위해 홍콩으로 가는 캐세이 퍼시픽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유럽 여행을 여행간다면서 왜 홍콩으로 가느냐?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직항으로 가는 비행기 표가 없었거든요.
보통 유럽 여행이란, 일치감치 몇달 전쯤에 표를 미리 구입해 놓거나 아니면 여행사의 패키지 여행 상품을 구입해서 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난 내 보고 싶은 거 보고 말껴. 남들 가는 데 똑같이 가지는 않을 겨." 라던 고어핀드 군이 비행기 표를 산 것은 정확히 출발 한달 전인 7월 초였습니다. 뭐 제가 성수기에 비행기 표를 구하는 것이 힘든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일행을 모으고 일정을 조정하다보니 그렇게 되더군요.
당연히 대한항공이나 루프트한자 같은 직항편 표 따위는 일치감치 동이 난 지 오래였고, 그나마 남아 있는 캐세이 퍼시픽 항공권을 감사히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홍콩을 경유해서 가는 비행기1인데다 비싸기까지 했지만, 선택의 여지따위는 더이상 없었습니다.
* 후일담이지만, 여행이 끝나고 정산해 보니 여행 비용보다 비행기 표값으로 딱 10만원인가 더 썼더랍니다.(...)
2.

목적지는 홍콩. 캐세이 퍼시픽은 정말 시설이 좋습니다. 이 화면으로 영화도 볼 수 있어요. 한국어 자막이 안나와서 문제지만 ( --)//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비행기 시설은 괜찮았습니다만 기내식은 절대 대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JAL 도 타보고 대한항공도 타봤습니다만, 태어나서 이렇게 맛없고 느끼하기만 한 기내식은 처음입니다. 캐세이 퍼시픽은 중국 항공사고, 당연히 그 식성도 중국 식성임을 감안한다고 해도, 너무 느끼했습니다. 사실 저도 느끼한 음식을 꽤나 잘 먹는 식성입니다만, 위장에 들어가서도 아니고 입부터 거부하는 음식이 있다는 것은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3.
홍콩 시각으로 오후 6시 반, 우리는 홍콩에 발을 디뎠습니다. 한국과 홍콩의 시차를 감안하면 다섯 시간 정도 비행한 셈입니다. 이 거창한 돌아가기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국 사람들이 역시 대륙인답게 통이 좀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지 경유 비자일 뿐인데 90일씩이나 찍어 주고2 말입니다. 석 달 동안이면 중국 전국을 다 돌아다니고도 남을 시간일 텐데 말이죠.
어쨌든 홍콩에 여행을 온 우리는(?) 저녁으로 홍콩 국수와 만두를 먹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유럽으로 가는 환승 비행기는 자정이 다 되어야 있습니다. 홍콩 시내로 들어가는 것은 무리더라도, 공항에서 밥을 먹고 잠시 둘러 보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일단 홍콩 돈부터 바꿔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출국장을 나섰습니다.

- 비행기표를 예매한 여행사 직원에 의하면, 비행기는 무조건 소속 국가를 경유해서 항로를 짜지 않으면 안되는 규칙 같은 게 있는 것 같더군요. 예컨대 일본항공 JAL의 모든 항로는 일본을 경유하게 설정되어야만 한다 이겁니다. 아무리 항공사가 베를린 → 서울 비행기편을 많이 돌리고 싶어도 이런 항로는 만들 수가 없고, 오로지 "베를린 → 도쿄" 혹은 "도쿄 → 서울"만 가능한 겁니다. 결국 JAL 을 통해서 베를린에서 서울로 가려면, 좋든싫든 도쿄를 경유해서 가야 하는 거죠. [본문]
- 일본 사람들은 쪼잔하게 72시간 찍어줍니다. [본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