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공항 유람기

TRAVEL by 고어핀드 2005/08/24 18:46
* 이 글은 홍콩 여행기(2005.08.04)의 토막글이며, 2005년 북유럽 여행의 일부입니다. 태그를 클릭하시면 전체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05년 8월 4일 오후 7시 30분
홍콩 국제공항

1.

홍콩에 입국(?)한 우리는 밥을 먹기 위해 일단 공항 내 환전소로 향했습니다. Travelex 여행자 수표를 가져왔습니다만, 알고 보니 여행자 수표란 그 수표에 기재된 액수만큼 현지 통화로 바꿔 주는 것이더군요. 그러니까 우리가 준비해 온 유로화 수표를 홍콩 환전소에서 환전한다 해도 유로화를 주는 게 아니고, 홍콩 달러를 줍니다. 어차피 밥 한 끼만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가지고 있는 20유로로 딱 176 홍콩 달러를 만들어 밥 먹으러 굴러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환전소 위층에 있던 음식점. 입구에서부터 "폐인님덜아 어서오세엽" 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chilli source를 한 wonton(홍콩 만두인 딤섬의 일종). 하나 시켜서 둘이 나눠먹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쪽 아래는 새롬군이 먹은 해산물 국수. 오른쪽 위는 내가 먹은 양념한 돼지고기 국수.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내식과는 달리 양도 많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 이역만리에 와서 처음으로 먹는 별식이니 뭐 다 맛있겠죠. 제가 먹은 국수는 면발이 좀 가늘고 뻑뻑하더군요. 야들야들한 한국 혹은 일본식 면발에 익숙한 저로서는 꽤나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꼬들꼬들한 밥도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매콤한 맛 나는 돼지고기 소스나 달콤한 맛이 나는 소스에 담겨 나오는 홍콩 만두, 향긋한 차도 아주 좋았습니다.

다만 홍콩 음식점은 봉사료라는 것이 가산되기 때문에, 음식값의 10%를 팁 비슷한 것으로 계산해야 하더군요. 덕분에 약간 넉넉하게 돈을 바꿨다고 생각했는데, 동전 몇 개만 남는 수준으로 다 털렸습니다.(-_-) 그나마 국수 한 그릊 가격이 6천 원 정도니, 공항 식당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싸게 먹었다는 점이 다행이었습니다. 작년에 갔었던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팁 같은 관습이 없었던 것에 비춰 보면, 홍콩의 팁 관습은 상당히 특이해 보였습니다. 몇년 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제 무역항이라는 역사적 배경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기묘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음식점을 나섰습니다.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계산하기 전 촬영한 홍콩 돈. 동전이 몇 개 남았지만, 결국 돌아올 때 다시 홍콩을 들러서 다 써버렸다.

자유무역항으로 유명한 홍콩의 금융 체계는 조금 독특한데, 먼저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같이 통화를 독점적으로 발행하고 발행하고 금융권을 감독하는 개념으로서의 중앙은행은 없는 것 같습니다. HKMA가 10달러짜리 지폐를 발행할 뿐 나머지 지폐는 Hong Kong and Shanghai Banking Corporation 과 Standard Chartered Bank, 중국 인민은행 세 곳에서 발행됩니다. 그런데 발행하는 돈의 모양이 약간 달라서 처음 보는 사람의 경우 금액을 하나하나 확인해가면서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HSBC의 경우는 예금을 받아 주는 등의 일반 금융업무도 한다고 하네요. 실제로 HSBC의 돈이 제일 많이 보입니다.

본래 홍콩의 소유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후에도 행정적인 이유로 인해 중국 위엔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륙의 중국인들이 몰려오자 관광객을 상대하는 상점을 중심으로 차츰차츰 위엔화도 받아주고 하더니, 2003년부터는 전면적으로 위엔화가 통용되었습니다. 사실 홍콩 달러화도 중국 대륙에서 받아주니, 사실상 함께 쓰이는 통화인 셈이죠. 원화만 쓰이는 한국이나 엔화만 쓰이는 일본밖에 가본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이렇게 한 나라 안에서 여러 단위의 돈이 여러 종류로 발행되서 유통되는 모습이 꽤나 기이하게 여겨졌습니다.

3.

오후 9시. 일단 배를 채운 우리는 남는 시간도 때울 겸 해서 공항 내부의 상점들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공항의 상점이란 대개 기념품점이기 때문에 그리 특이할 만한 것은 없는 법이고, 실제로 그러했습니다만, 단 두 곳은 꽤나 괜찮았습니다.

하나는 (고어핀드 군의 오타쿠스러움을 반영하듯)가장 먼저 들어간 곳, 장난감 상점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사롭지 않은 포스를 풍기는 저 당당한 위용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닌텐도 DS와 PSP를 포함한 게임기나 그 주변용품들도 팝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건담 SEED 프라모델들. 가운데 있는 자쿠 팬텀은 정말이지 만들어 보고 싶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역사 피규어들!!! 5만원 가량 하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 보였습니다만, 그래도 몇 개는 가지고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각종 레고 시리즈들. R/C 나 테크닉 등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은 모델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가격도 싸구요.

그 다음으로 들어간 곳은 서점이었는데, 이 경우가 꽤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영국의 식민지였던 중국 땅이니만큼 영어 책과 중국어 책이 꽂혀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일본어로 된 책 뿐만 아니라 잡지(맥심, 하비재팬...)까지 비치되어 있는 모습이 과연 홍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가 한 켠을 가득 메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페이퍼백 판. 역시 다국적기업의 비즈니스맨들이 몰리는 홍콩의 서점다운 일면입니다.

국공내전이나 저우 언라이 총리와 같은 현대 인물들에 대한 책들이 많았습니다. 서점도 작고 비치되어 있는 책의 종류도 기껏해야 양산형 판타지 소설이나 다빈치 코드 같은것만 있는 우리 인천공항의 구내서점이 생각나서, 묘하게 대조가 되었습니다. 하기야, 우리나라에는 부동산에 대한 책이나 처세술에 대한 책은 많아도 현대 인물에 대한 책이 별로 없지요. 고 이병철 회장에 대한 책이나 고 정주영 회장에 대한 책을 제외하면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쉐량이나 저우 언라이 총리 등 국공내전에 관련된 책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사진에 국민당-공산당의 만주결전을 소재로 한 책도 보입니다.

4.

공항 내부를 어슬렁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던 우리는 10시가 넘어서야 출국장을 나섰습니다. 오늘밤은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 안에서 밤을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2005/08/24 18:46 2005/08/24 18:46
태그 ::

http://blog.gorekun.com/trackback/348

블로그이미지

About
고어핀드

기본적으로 댓글에는 모두 댓글을 달아 드립니다. 단, 제가 시간이 없어서 많이 늦어질 수가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Recent Trackback

1136297
Today : 287   Yesterday : 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