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4일 오후 7시 30분
홍콩 국제공항
1.
홍콩에 입국(?)한 우리는 밥을 먹기 위해 일단 공항 내 환전소로 향했습니다. Travelex 여행자 수표를 가져왔습니다만, 알고 보니 여행자 수표란 그 수표에 기재된 액수만큼 현지 통화로 바꿔 주는 것이더군요. 그러니까 우리가 준비해 온 유로화 수표를 홍콩 환전소에서 환전한다 해도 유로화를 주는 게 아니고, 홍콩 달러를 줍니다. 어차피 밥 한 끼만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가지고 있는 20유로로 딱 176 홍콩 달러를 만들어 밥 먹으러 굴러갔습니다.

환전소 위층에 있던 음식점. 입구에서부터 "폐인님덜아 어서오세엽" 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chilli source를 한 wonton(홍콩 만두인 딤섬의 일종). 하나 시켜서 둘이 나눠먹었다.

왼쪽 아래는 새롬군이 먹은 해산물 국수. 오른쪽 위는 내가 먹은 양념한 돼지고기 국수.
다만 홍콩 음식점은 봉사료라는 것이 가산되기 때문에, 음식값의 10%를 팁 비슷한 것으로 계산해야 하더군요. 덕분에 약간 넉넉하게 돈을 바꿨다고 생각했는데, 동전 몇 개만 남는 수준으로 다 털렸습니다.(-_-) 그나마 국수 한 그릊 가격이 6천 원 정도니, 공항 식당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싸게 먹었다는 점이 다행이었습니다. 작년에 갔었던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팁 같은 관습이 없었던 것에 비춰 보면, 홍콩의 팁 관습은 상당히 특이해 보였습니다. 몇년 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제 무역항이라는 역사적 배경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기묘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음식점을 나섰습니다.
2.

계산하기 전 촬영한 홍콩 돈. 동전이 몇 개 남았지만, 결국 돌아올 때 다시 홍콩을 들러서 다 써버렸다.
본래 홍콩의 소유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후에도 행정적인 이유로 인해 중국 위엔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륙의 중국인들이 몰려오자 관광객을 상대하는 상점을 중심으로 차츰차츰 위엔화도 받아주고 하더니, 2003년부터는 전면적으로 위엔화가 통용되었습니다. 사실 홍콩 달러화도 중국 대륙에서 받아주니, 사실상 함께 쓰이는 통화인 셈이죠. 원화만 쓰이는 한국이나 엔화만 쓰이는 일본밖에 가본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이렇게 한 나라 안에서 여러 단위의 돈이 여러 종류로 발행되서 유통되는 모습이 꽤나 기이하게 여겨졌습니다.
3.
오후 9시. 일단 배를 채운 우리는 남는 시간도 때울 겸 해서 공항 내부의 상점들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공항의 상점이란 대개 기념품점이기 때문에 그리 특이할 만한 것은 없는 법이고, 실제로 그러했습니다만, 단 두 곳은 꽤나 괜찮았습니다.
하나는 (고어핀드 군의 오타쿠스러움을 반영하듯)가장 먼저 들어간 곳, 장난감 상점이었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포스를 풍기는 저 당당한 위용

닌텐도 DS와 PSP를 포함한 게임기나 그 주변용품들도 팝니다.

건담 SEED 프라모델들. 가운데 있는 자쿠 팬텀은 정말이지 만들어 보고 싶네요.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역사 피규어들!!! 5만원 가량 하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 보였습니다만, 그래도 몇 개는 가지고 싶습니다.

각종 레고 시리즈들. R/C 나 테크닉 등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은 모델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가격도 싸구요.

서가 한 켠을 가득 메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페이퍼백 판. 역시 다국적기업의 비즈니스맨들이 몰리는 홍콩의 서점다운 일면입니다.


장쉐량이나 저우 언라이 총리 등 국공내전에 관련된 책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사진에 국민당-공산당의 만주결전을 소재로 한 책도 보입니다.
공항 내부를 어슬렁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던 우리는 10시가 넘어서야 출국장을 나섰습니다. 오늘밤은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 안에서 밤을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