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5일 오전 6시 36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스키폴 공항

오전 6시 36분, 우리는 네덜란드의 관문 스키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좁은 이코노미 석인데다가 기내 에어컨을 워낙 쌩쌩하게 틀어 놓은 통에 전날 잠을 거의 자지 못했습니다만1,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서 살펴보니(오전 4시쯤?)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깨우러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저는 처음 하는 유럽 여행이고 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기도 했기 때문에 약간은 멋진 여행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경험 없는 사람의 착각일 뿐이고, 현실은 말 그대로 시궁창(-_-)이더군요. 처음으로 유럽 땅을 밟았을 때, 저는 감지 못해 곱게 떡진 머리와 느끼한 기내식으로 아직도 느글느글한 배를 안은 채 상당히 지친 상태였습니다.
여행을 마친 뒤에야 알았습니다만, 떡진 머리는 이번 여행을 대표하는 촉감이기도(-_-) 했습니다. 여행을 위해 읽은 여행 안내서에는 "웬만한 역에는 샤워실이 있어서 샤워 정도는 할 수 있다" 고 나와 있었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했거든요. 게다가 생각했던 것만큼 돈을 충분히 가지고 오지도 않아서 여행 말미에는 밥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이 마당에 샤워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지요.
아직은 앞에 기다리고 있는 무서운 운명을 모르고 있었던지라, 일단 수하물 집하장으로 간신히 기어들어가 짐을 찾고, 네덜란드 입국 수속을 마쳤습니다. 유럽으로 오는 여행객이 몰리는 성수기라 그런지 시간 많이 걸리는 입국검사 따위는 간단하더군요. 여행 목적과 신고할 물건이 없다는 것 정도만 이야기한 뒤 곧바로 세관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수하물 집하장에 몰려든 사람들.
일단 예약된 민박집에 도착한 우리는 짐을 풀렀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움직였습니다만, 꿉꿉함을 누르기 위해 가볍게 샤워를 하고 민박집을 나서니 벌써 아홉 시가 넘었습니다. 일단 첫 여행지인 알크마르로 가기 위해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향하는 전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기대하던 유럽 여행의 시작입니다.

숙소로 가는 지하철역에서 무가지 메트로를 발견한 고어핀드 군. 이 친구도 정말 발이 넓은 친구라고 느꼈습니다(...)

- 잠이 안 와서 노트북으로 xFile이나 보다가 잤습니다. [본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