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5일 오전 10시 47분
네덜란드 알크마르

1.
오후 1시. 우리는 네덜란드 북부의 작은 도시 알크마르에 도착했습니다.
지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알크마르는 그저 암스테르담 북쪽에 있는 작은 도시일 뿐입니다. 네덜란드 독립 전쟁 때 네덜란드 군이 스페인 군에 대승을 거두었다는 내력을 제외하면 딱히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곳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도시는 네덜란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 동네에서 매주 금요일 커다란 치즈 시장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알크마르 시장 거리 입구. 알크마르 역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있다.
그렇게 해서 고어핀드 군은 기대에 부풀어서 기차에서 내렸습니다. 아.. 음.. 적어도, 역에서 나오자마자 시원하게 쏟아내리는 빗줄기를 보기 전까지는요.(-_-)

우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시장거리 입구에서 조금 들어간 곳에 서 있는 성 로우렌스 교회다.

시장 거리 입구에 진을 친 공예품 노점상들. 그러나저러나 저 체스판 참 마음에 드는데...

다양한 돌조각을 파는 사람도 보인다.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연 몇몇 치즈 가게 덕분에 기대했던 네덜란드 치즈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가게 아가씨가 작은 치즈 덩어리를 쪼개서 시식용으로 나누어 주길래 저도 한 조각 집어먹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과는 다르게 꽤나 짭짤한 맛이 나더군요. 맛있었습니다.

검은 점이 많이 찍힌 치즈가 허브가 들어간 치즈다.
사진에 보면 치즈를 다는 저울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치즈 덩어리들이 다 크기가 고르게 되어 있기 때문에 그냥 커다란 치즈 덩어리를 자루에 담아 줍니다. 지금은 쓰지 않는 옛날 저울을 그저 장식용으로 갖다놓은 것 같았습니다.

가게 아가씨가 들고 있는 것은 치즈를 자르는 칼이다. 오렌지색 치즈가 부드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딱딱해서 보통 칼로는 잘 잘리지 않는다. 어차피 한 번 먹을 것이라 생각해서 따로 칼을 사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우리는 비싼 돈을 내고 산 치즈를 자르기 위해 꽤나 고생을 해야 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짭짤한 만큼 씹으면서 돌아다니면 꽤나 입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것도 이번 여행의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생각외로 양이 많아서, 풍족하게 먹고도 남아서 한국에 가져올 수 있더군요.
3.

꽤나 거창하게 생긴 치즈 계량소. 본래 예배당이었던 곳을 1582년 개조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건물 안에는 커다란 저울들이 많이 있었지만, 장이 서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하는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운하에 가로놓여진 다리. 반 고호의 그림에 나오는 바로 그 다리다.
약간 비쌌던 네덜란드 풀빵도 맛있었습니다만, 가장 특이했던 먹거리는 길거리 노점에서 팔던 청어(하링)였습니다. 북해에서 많이 잡히는 물고기라고 하던데 첫 인상은 꽁치 한 토막 잘라놓은 느낌이었습니다만, 실제로 맛을 보니 미끄덩미끄덩 한 게 꽤나 느끼했습니다. 이곳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먹거리인지, 그냥 손으로 집어서 입에 쑥 집어넣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알크마르의 운하. 네덜란드는 어디에나 운하가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흡사 우리나라 아파트 주차장에 차가 서 있듯 작은 보트들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도 꽤나 이색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