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에 대하여

CRITIQUE by 고어핀드 2005/10/0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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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을 하지 않으면 퇴보하게되. 정체가 아니야. 예전에 다니던 도장의 사범님이 하신 이야기가 있어. 하루를 쉬면 하루만큼 퇴보한다. 그것을 매우기 위해서는 이틀을 정진해야한다. 단 한번 죽도를 휘두르고 말더라도 쉬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거지."
대개 인간 개체를 식별하는 데 사용되는 기준은 이름이나 얼굴 따위다. 쉬운 기준이지만, 그저 기준일 뿐 정체성은 아니다. 이들은 꽤나 쉽게 바꿀 수 있다. 이름이야 개명신청 내면 그만이고, 얼굴은 수술하면 고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개개인을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가 가진 습관을 보는 것이다. 단순히 특이한 버릇만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인간 개체가 반응하는 모든 방식이 습관이다.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 이후 새 사람이 되었다고 하는 이유는 그가 사람을 대하는 습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보면, 습관은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이다.

그렇다면 실력도 습관일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Tv에서 이름난 초밥의 명인이 초밥을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는 능숙하게 손을 놀려 칼질을 하고 밥을 쥐었다. 일반인은 아무리 신경을 써도 흉내낼 수 없는 경지였다. 당연하다. 그의 솜씨는 신경을 써서 되는 게 아니다. 명인은 수십년에 걸쳐 신속 정확한 동작을 체화시켜 왔다. 그렇기 때문에 명인이다.

오늘 후배의 블로그에 들렀다가 마주친 글 한 토막은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솜씨도 습관이다. 습관을 들이려면, 계속 무언가를 해야 한다. 뇌가 아니라 신경이 기억할 때까지. 그런 점에서 하루를 쉰다는 것은 곧 하루를 퇴보하는 것과 같다. 하루만큼 기억한 것을 잊어버릴 테니까. 이런 식으로 놓고 보면 사람을 만드는 것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의 순간순간이다. 습관이 되어버린 자투리 시간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그것들. 잘 안 보이는 일상의 결과물, 그것이 인간이다.

올 초부터 검도부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늦게 시작한 운동이지만, 과연 성실하게 수련하고 있는지 반성해보면 별로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이래서야 정련된 동작이 습관이 되기엔 무리다. 하기야, 20년이 넘도록 책상물림이었던 내게는 정기적으로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습관을 들여야 하는 대상이다. 운동을 나갈 때마다, 나는 두 가지 습관을 들이는 데 도전한다.

ps) 일본에 있을 때 다닌 검도부 부장의 말이라는데, 어린 친구답지 않은 성숙한 말이라 더욱 놀랐다.
2005/10/04 14:46 2005/10/0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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