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 런던
버스를 타고 버킹엄 궁 근처까지 온 뒤, 슬슬 걸어서 버킹엄 궁으로 왔습니다. 오늘은 영국 관광객의 필수 코스, 버킹엄 궁 호위병 교대식을 보러 가는 길입니다.
버킹엄 궁은 본래 귀족의 저택이었습니다만, 영국의 왕 조지 3세가 매입하면서 여러 번 증/개축, 지금은 궁이 되었습니다. 경복궁처럼 처음부터 궁전으로 만든 곳이 아니기도 하고, 귀족들의 권세와 재산이 그 정도라는 뜻도 되죠.
이 곳은 보통 이틀에 한 번씩 근위병 교대식이 있는데, 이따금 국경일이나 외국의 귀빈이 방문하면 더 하기도 합니다. 마침 이 근처에서 담배도 팔고[...] 암스테르담 가는 버스표도 사야 했기 때문에 어차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만, 어쩌다 보니 날짜가 맞아서 이렇게 편하게 되네요. 이것도 운인가 봅니다.
버킹엄 궁 앞의 분수대는 교대식을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라 일치감치 만석입니다. 살짝 늦은 우리는 두번째로 좋은 자리인 그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말을 탄 순경들이 몰려든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질서를 유지합니다.
오전 11시를 약간 넘자, 북소리가 들리면서 근위대가 버킹엄 궁의 정문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영국 병정들은 붉은 군복 때문에 Red Coat라는 애칭으로 불립니다.
우리는 버킹엄 궁을 지키는 병정들을 그저 의장병으로 착각하기가 쉬운데, 이들은 모두 실제 전투병들입니다. 영국은 중앙 집권제가 발달하지 못해서 왕의 군대가 따로 있고 전쟁이 나면 왕의 군대와 귀족들의 군대가 합쳐져서 영국군을 구성했습니다. 그나마 왕권을 견제하려는 귀족들의 방해 때문에 왕의 군대는 그리 많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18세기 영국이 입헌 군주제가 되면서 왕의 군대가 그리 위협이 되지 못하자, 부대를 정리하여 근위대로 재편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귀족들의 군대는 영국 국회의 지휘를 받는 영국군으로 통일합니다.
결국 영국군은 일반 군인과 근위대, 둘로 나뉘어집니다. 물론 근위대는 수가 적어서 약간의 기병과 보병 뿐입니다만,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정예들이고 전장에서 항상 선봉을 섭니다. 윈저 성에서도 봤습니다만 병사들은 전부 최신 총을 들고 있습니다. 그저 의장복이 따로 있는 것일 뿐이죠. 평소나 전쟁터에서는 이들 역시 평범한 위장복을 입습니다.
...다만 왕실의 이런저런 의식에 동원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음악적인 소양은 거의 필수라고 하네요.
영국 왕실 근위대는 꾸준히 부대가 늘어 왔기 때문에 몇 개의 대대로 나뉘어집니다. 그 중 보병은 그레네이더, 콜드스트림, 하이랜더, 웰시, 아이리시 다섯 대대가 있는데 잘 보면 각각 군복이 다릅니다. 오늘 등장한 부대는 화려한 장식이 붙은 웰시 가드입니다. 말 그대로 영국 웨일즈 지방에서 모집된 군인들인데, 지금도 이런 지역별 편성을 정확히 따르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교대식은 궁전 밖에서 군악을 울리며 행진하는 1부와, 궁 안에서 임무를 인수인계하는 2부로 나뉘어집니다. 2부를 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버킹엄 궁의 울타리로 몰리는 바람에 사진기를 들고 아무렇게나 마구 찍어대야 했습니다.[...]
...그래도 잘 나온 게 몇 장 있었으니 불만은 없어요. 히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