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18일 오전 8시
노르웨이 - 오슬로

오슬로 시(구글 맵스).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건 단 하나, 돈이었다. 일본 정도로 생각했던 유럽의 물가(특히 북유럽)는 예상외로 살인적이었고, 생각지도 못했던 추가 지출들이 우리를 괴롭혔다. 나하고 미리내 군은 신용카드조차 가지고 오지 않았다. 다만 새롬군이 비상시를 대비하여 신용카드를 가지고 온 것이 있을 뿐인데, 그리 높지 않은 한도가 거의 다 되어 쓸 수가 없었다. 어젯 오후 일행인 새롬군이 피오르드 가는 길에 집에 국제전화를 걸어 부모님께 한도를 올려 달라고 부탁드렸지만, 한국 - 유럽을 오가는 처리 시간 때문에 언제부터야 카드를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다행히도 하늘이 도왔다. 의외로 처리는 빨리 진행되었고, 우리는 약간의 돈을 인출할 수 있었다. 입에서 만세가 절로 나왔다. 신이 나서 그저께 저녁을 먹었던 버거킹으로 달려갔다. 이게 얼마만에 먹어보는 제대로 된(?) 식사냐.

햄버거 세트. 3인분을 모두 합하면 한국 돈으로 대략 3만원이 약간 넘는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가격인데, 그저께 만나뵌 선교사님 말씀으로는 거의 모든 물건이 수입품인 데다가 세금도 높게 붙어서 그렇다고 한다. 음료수로 콜라 대신 오렌지 주스를 준다는 것도 특이한 점.
우리는 페리 버스 선착장으로 가기 위해 짐을 들고1 천천히 오슬로 시내를 걷기 시작했다.
오슬로는 인구 50만의 작은 도시일 뿐이다. 적어도 인구 천만이 사는 서울에서 온 우리에게는 그랬다. 하지만 노르웨이 인구가 500만인 걸 생각하면 그네들 입장에서는 인구 전체의 10%가 몰려서 사는 곳이다. 나름 대도시인 셈이었다.

항상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들른 날의 오슬로는 안개가 짙게 끼어 있었다.

오슬로 시내에는 차가 그리 많지 않다. 유럽의 많은 도시들이 그렇듯 오슬로도 오래된 도시이기 때문에 도심에는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기 마련이다 - 그렇기 때문에 차도가 촘촘하게 들어올 수 없다. 런던 중심부도 그랬지만, 서울에서는 못 보던 풍경.

오슬로 중심부의 광장에 있는 분수대.

관광 버스 페리를 타러 가는 도중에 본 오슬로 시청사. 두 개의 사각 기둥 탑이 우뚝 서 있는 특이한 구조다. 매년 12월 노벨 평화상 수상식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건물 주변에는 북구 신화 서사시인 "에다" 를 조각한 나무 조각들이 걸려 있었다.

선착장 근처에서 찍은 사진. 오슬로 항구의 반대편이 보인다.

- 락커를 찾을 수 없어서 하루 종일 끌고 다녔다. -_-; [본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