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두 영화, <공공의 적2>와 <그때 그 사람들>의 흥행실적이 극적으로 갈리고 있다. 개봉 열흘만에 전국 315만명이 본 <공공의 적2>에 비해 사람들은 비슷한 시기에 93만명밖에 동원을 못하고 있다. 설 연휴인 데다가 뉴스에서 졸라게 썰 풀어댄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까지 한 성적이다.
왜 그렇냐구? 글쎄,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답이 가능하겠다. 일단 철저하게 상업영화를 찍는 강우석 감독에 비해서 임상수 감독은 비교적 예술영화를 찍는 사람이다. 대중과의 밀착력에서부터 벌써 차이가 나는 것이다. 게다가 전국민 절대 다수가 지지하는 내용의 영화인 <공공의 적2>에 비해서 그사람들은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너무 관련된 사람이 많다. 따라서 마음대로 영화를 찍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 시도때도 없이 걸그적거리니 맘대로 영화를 못 찍을 수밖에. 역도산 역시 소재가 거의 케네디 암살사건 수준의 현안이라 감독이 알고도 말 못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영화 당연히 잘 안 나오지.
그러나, 버뜨.
이미 그사람들은 공공2에 비해서 벌써 영화 홍보전단에서부터 패배하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놓쳐서는 안될 것 같다.

사진 끄트머리 이상한 물체는 본좌의 발이다. 컴퓨터 있는 방 바닥에서 찍어서... 이해하시라.
이러한 구도는 전형적인 대립 구도로, 현대적 영화 홍보 포스터의 고전적인 구성이다. 이러한 스타일의 포스터 형식을 제시한 것은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죠스>인데, 아마 유명한 이미지인 만큼 웬만한 사람들은 한번씩 다 봤을 것이다. 요는, 선과 악을 극명한 대조로 제시하는 것이다. 특히 검사를 아래로 깔아 넣은 이유는, 올라다보는 눈초리가 강렬함을 유발함과 동시에 내리까는 눈의 거만함을 표현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으로 짐작된다. 뭐 영화 설정상 "적 > 검사"이기도 하니까.
다음 페이지를 넘겨 보자. 여기서도 예쁘게 대립구도를 만들어 놨다.

"너무 쪽팔려하지 마라. 대한민국 공직 사회에서 그만큼 했으면 충분히 한 거다..."하고 카피를 찍어 놨다. 이 정도면, 이 "개자식" 과 꼴통 검사의 성격이나 하는 짓 등이 한번에 짐작이 갈 것이다. 오호라, 이 영화는 돈으로 뭐든지 해결하는 공공의 적을 독종 꼴통근성 검사가 대한민국 공직 사회의 한계를 극복해가며 박살내는 영화로구나. 그 외의 조연들 등의 자잘한 정보들은 그 다음 장에 천천히 삽입해 놨다. 뭐 이거야 영화 보기 전에 한 번 천천히 읽어 보면 되는 것이다.
"그 새끼가 세상 만만찮다는 거 알게 해 주길래... 검사하겠단 생각 들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그사람들>은?
복고풍의 메인 포스터는 한석규가 빨간 풍선껌을 불고 있는 걸 제외하면 전혀 눈에 띌 게 없다. 내가 쏘면 행동개시? 뭘? 뭘 어케 하라고? 뭘 어케 할건데?


게다가 산만하게 배치된 조연들 역시 단순한 소개 정도만 딸랑 적혀 있어서 이 많은 인간군상들이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이거 대체 뭐하는 영화야? 이런 의문이 조금이라도 드는 순간, 관객은 마음속의 이러한 의문부호를 "재미없어보여" 라는 단 한 마디로 치환시켜버리고 다른 영화 티켓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한술 더 떠, 당시 일들을 아는 사람들은 상당히 나이가 든 사람들 뿐이다.(차지철이 뭐하던 넘인지 아는 사람, 손...?) 20대 이하의 사람들은 그 때 일에 대해서 아주 단편적으로밖에 모른다. 문제는, 10대 후반~30대 초반의 연령대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황금고객들이라는 거다. 그 사람들을 정면무시하고 달려들어갔으니, 영화가 잘 될 리 없다. 영화상에서 충분히 내용제시를 했다면 모르겠는데, 그렇지도 않다고 한다.
이거이거, 영화 망하는 이유, 따로 있는 게 아니었다. 가장 기본적인 포스터도 이 모양인데 나머지야 오죽하려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