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검도를 할 때 죽도를 세게 내려치는 편입니다. 속칭 "도끼질"을 하는 것인데 이렇게 운동을 하면 정교한 기술을 쓰지 못하는데도 아직 미숙해서 계속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운동하는 도중에 저한테 맞은 애들은 전부 다 너무 아프다고 호소를 합니다. 그나마 호구에 정확히 맞았을 때 얘기고 만약 실수를 해서 팔이나 어깨에 맞으면? 차마 그 상황을 말로 다 못하겠죠.
효원이는 올해 검도부에 들어온 의류학과(모 탤런트를 배출한^^) 여자아이입니다. 척 보기만 해도 뼈도 가늘고 여리여리해서 훅 불기만 해도 날아갈 거 같은 분위기인데 오늘 오후 손목치기 연습을 하다가 저하고 하게 되었습니다. 제 딴에는 "아플 거 같으니까 조금만 힘 빼서 해야지" 하고 살짝 힘을 줘서 손목을 때렸는데...
...다음 순간 효원이가 손목을 감싸쥐고 뒤로 물러나더군요. 손을 감싸는 호완 위에 정확히 맞았으니 잘못해서 팔에 맞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잘못됐나 싶어서 달려가 봤습니다. 언뜻 본 거지만 눈이 새빨갛게 되어 있더군요. 당황해서 아파? 하고 물어봤는데 아니에요, 괜찮아요 하고 넘어가더랍니다. 연습중에 자세히 얘기하기도 그렇고 해서 일단 나왔죠.
나중에 샤워하면서 신입부원 병규한테 들은 얘기에 의하면 저한테 손목을 맞은 다음 순간 효원이 표정이 장난 아니었다고 합니다. 병규는 손목이라도 부러진 줄 알았다고 해요. 안 그래도 얌전하고 수줍은 애가 아닌 척을 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내숭쟁이 같으니라고 -_-
...결국 저녁 먹으러 합숙소로 돌아가서 싹싹 빌었습니다. 효원이가 듣든 말든 -_-
미안해서라도 앞으로 잘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Orz
*
그러고 나서 저녁 먹고 저녁 연습 때 다시 효원이하고 하게 되었습니다. 호구를 쓰고 운동을 하면 얼굴에 쓴 호면 사이로 상대방 눈을 보게 되는데 땀인지 눈물인지 촉촉하게 젖은 눈이
"...또 아프게 때리실 거에요? ㅠ.ㅜ"
라고 말하듯 약간 겁먹은 눈으로 쳐다보니 목석임을 자부하는 저조차도 마음이 흔들 Orz
...결국 톡톡 건드리듯이 손목을 치고 나왔습니다.
아아, 여성의 눈은 도끼보다도 무서워요 Orz Or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