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하시 명인의 모험도3

슈퍼 마리오와 함께 제가 어렸을 때 제일 좋아하던 게임은 허드슨에서 발매된 <다카하시 명인의 모험도3(Adventure Island3)> 였습니다. 지금이야 마우스 하나로 조작하는 디아블로 풍의 MMORPG 게임들이 인기지만 패미콤이 최고였던 당시엔 슈퍼 마리오와 같은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들이 인기였던 것, 80년대 중반 이전에 태어나신 분들을 다 기억하실 겁니다. 모험도도 그러한 게임들 중 하나였죠.

다카하시 명인이란 다름아닌 저 공룡 탄 주인공 아해를 가리킨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옆집 식이네 집에서 처음 본 이후 초등학교 5학년 때 집에 PC가 생기면서 삼국지와 같은 전략 게임에 빠지기 전까지 플레이했던 이 게임은 제가 가장 열중해서 했던 게임들 중 하나일 겁니다. 그 때까지 우리 집에는 PC가 없었거든요.

슈퍼 마리오의 예기치 않았던 대성공 이후,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은 게임플레이를 약간 더 풍성하게 하는 데 열중했습니다. 단순하게 주인공을 움직이면서 장애물을 건너뛰고 괴물을 없애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슈퍼마리오3를 보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하우스나 보너스 목숨을 얻을 수 있는 도박장, 스테이지를 건너뛸 수 있는 피리 아이템 등의 부가 요소가 한가득 들어 있는데 모험도도 그러한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게임입니다.

용암에서도 죽지 않는 빨간 T-Rex

빨간 것과 비슷한 파란색 T-Rex

물 속에서 유용한 수룡

가장 애용하던 트리케라톱스. 모래바닥에서 빠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몸을 굴려서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험도 시리즈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유의 높은 난이도로 기억되는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그것이 모험도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언뜻 보면 별 것 없어 보이는 횡스크롤 게임이지만 등장하는 몬스터들이나 함정들이 워낙에 뜬금없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었다가는 몬스터의 기습에 골로 가기 십상입니다. 게다가 시간은 또 무지 짜게 줘서 빨리빨리 움직이기를 강요하니 -_-;

예기치 못했던 야자열매의 기습. 맞으면 죽는다.

그러다보니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에 나오는 숨겨진 아이템들 찾는 것 때문에 게이머들이 눈이 시뻘개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신의 손”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하나 하나가 아쉬웠거든요.

…야비하게도 스테이지 상에서 숨겨진 아이템을 그냥 지나치면 화면상에 그게 나타나게 만들어서 “악!! 어쩌지? 그만 지나가 버렸어!!” 하다가 “젝일 걍 한 번 죽고 숨겨진 아이템 찾자-_-;” 하게 해 버리는 후덜덜덜한 게임 시스템을 채용해서 사람을 골 때리게 만들었다는 Orz

아이템을 저장할 수 있는 인벤토리. 스테이지에 적절한 아이템을 가지고 들어가면 게임을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모아도 마지막에 가면 남아나는 게 없었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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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어쩌다 Virtual Nes 에뮬레이터와 모험도3 ROM 파일을 얻게 되었습니다. 다운받아서 한두 판 플레이하다 보니 그 때가 생각나는군요.

키보드로 하니까 조작감이 좀 안 좋기야 합니다. 조이스틱이 있었더라면 왕년의 그 실력(우리집에 놀러 온 형 친구들이 다 내가 게임하는 걸 보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을 보일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짓을 할 만큼 한가하지도 않거니와, 또 그걸 본 사람들이 “역시 초딩 때부터 완전 폐인 대마왕이었군하” 라고 할까봐 자제하는 중 -_-;

그나저나 이 자리에 이렇게

지름길이 숨어 있다는 걸 아직까지 기억하는 난 뭐지 -_-

2 thoughts on “다카하시 명인의 모험도3

  1. 90년대 초반 출생입니다만..
    문방구에서 쭈구려 앉아 조금 해본적이있군요..
    지름길..

    • 하하, 간간이 제 블로그를 역주행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번에는 미쿠人님이 그러시군요. 어렸을 때 정말 재미있게 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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