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페퍼 – 어느 건방진 탄산음료의 연대기

탄산 음료 닥터 페퍼의 나이는 (좀 놀랍게도)100년도 더되었다. 닥터 페퍼의 기원은 18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골 약국에서 탄생

영어 시간에 약국이라는 의미의 Drug Store를 잡화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미국의 약국에서는 약 뿐만 아니라 각종 일용 잡화를 팔기 때문이다. 이것은 100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는데, 여기다 사람들이 모이는 지금의 찻집과 같은 역할도 겸했다.

자연히 약사들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음료수도 팔았다. 그 음료수란 탄산수나, 설탕 등에 각종 향을 섞어서 시럽을 만든 것이었다.

그 중 미국 텍사스 주 웨이코Waco에 있던 올드 코너 약국Morrison’s Old Corner Drug Store의 약사 찰스 앨더튼Charles Alderton은 각종 향료와 약품으로 가득찬 약국의 냄새를 음료에 담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여러 향을 섞어 가면서 실험을 반복했으며 결국 23가지의 향료를 섞어 약국의 향을 음료에 담는 데 성공했다.

1980년대의 닥터 페퍼 광고

약국 주인 모리슨Wade Morrison에게 가져가 보았더니, 맛있다고 했다. 가게에 오는 몇몇 손님들에게 마셔 보라고 했더니, 역시 맛있다고 했다. 이 음료수는 곧 동네 이름을 딴 웨이코라는 이름이 붙어서 약국에서 팔리기 시작했다. 그 정확한 일시는 알 수 없지만, 1885년 12월 1일로 추정된다.

웨이코가 잘 팔리자 자연히 앨더튼과 모리슨은 회사를 만들어 전국적으로 팔아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둘은 닥터 페퍼 컴퍼니를 세웠고, 1904년 루이지애나 상품 박람회에서 시골 동네 음료수였던 웨이코는 닥터 페퍼라는 이름으로 데뷔하게 되었다.

…후추?

그런데 이름이 왜 하필 페퍼(=후추)일까? 닥터 페퍼를 만들 때 후추라도 들어간 것일까?

닥터 페퍼 컴퍼니에 의하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약국 주인이었던 모리슨은 텍사스로 가기 전에 버지니아에서 살았는데, 그 때 그에게 첫 일자리를 준 사람이 찰스 페퍼 박사Dr. Charles T. Pepper였던 것이다. 모리슨이 이 양반의 딸과 연애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찰스 페퍼 박사의 초상이 새겨진 닥터 페퍼 캔

어쨌든, 페퍼의 pep은 톡 쏘는 느낌을 주어 탄산음료의 상품명으로는 적당했던 듯 싶다. 이런저런 이유로 닥터 페퍼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닥터 페퍼는 후추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물건인 셈이다.

닥터 페퍼 이전에도 Hires Root Beer, Vernor’s Ginger Ale, Moxie 등등 탄산음료는 많았지만 닥터 페퍼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아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팔리고 있다.(나머지는 지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구할 수 있을 뿐이다.) 체리맛, 무설탕 등등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오리지널만 구할 수 있으며, 흔하지도 않다.

닥터 페퍼의 광고 문구들

1889–1914: “King of Beverages.”

1920s–1930s: “Drink a Bite to Eat at 10, 2, and 4 o’clock.”

1950년대: “The Friendly Pepper Upper.”

1960년대: “America’s Most Misunderstood Soft Drink.”

1970년대: “The Most Original Soft Drink Ever.”

1977–1985: “Be a Pepper.”, “Wouldn’t you like to Be a Pepper too?”

1986–1997: “Hold Out For the Out of the Ordinary.”

1997: “Now’s the Time. This is the Place. Dr Pepper Is The Taste.”

2000: “Dr Pepper, It Makes the World Taste Better.”

2000–?: “Just What The Dr Ordered.”

2001: “What’s the worst that could happen?” (영국과 아일랜드 – 지금까지 쓰이고 있음.)

c. 2001 “Dr Pepper, so misunderstood”

2002–2004: “Be You.”

2002–2005: “Solves All Your Problems.” (유럽)

2005–: “One Taste & You Get It.”

2006: “Can You Handle The Taste?”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2006: “A delicious blend of 23 flavors.” (미국)

2006: “Dr Pepper, nothing better.” (미국)

2006: “There’s more to it” (미국)

10 thoughts on “닥터 페퍼 – 어느 건방진 탄산음료의 연대기

  1. 닥터페퍼로 검색하다 들어와서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저도 닥터페퍼 정말 좋아합니다.^^;

  2. 고어님 때문에 닥터페퍼를 먹고 말았소. 슬슬 중독증상이 나오는데 어쩔거요!

    • 책임 안 집니다. 아, 그리고 지금은 해외판 수입이 막혀 있는 상태인데 용케 드셨네요. 아마 국내 라이센스 생산판일 겁니다;

  3. 태평양 건너편의 어느 천국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는 닥터페퍼로 된 분수가 있다고 하는군요.

    • …그곳은 정녕 천국임이 틀림 없습니다. 그 옆에서는 소녀시대의 윤아를 닮은 천사들이 노래를 부르고(탕)

  4. 해외판에 중독되었소. 최근에 편의점에서 먹은 라이센스는 뭔가 부족하오. 그래도 그거라도 마시며 위안했는데 라이센스가 구하고 싶소.

    가격은 배송료 포함 19000원이지만 10박스 남은 그거라도 마셔야할듯하오.

    근데 왜 막힌거죠?

    • 제가 듣기에 환율 폭등으로 수입해봐야 수익이 안된다고 합니다. 자세한 건 수입처인 (주)쥬맥스에 문의하시는 게…

  5. 전 닥•페를 하루에 4캔식 마셨습니다 진짜 건강이 안좋아져서
    요즘엔 한캔씩만 먹는데 악마에요 악마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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