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m-NCsoft 블로거 간담회 #3 – 게임 산업 위기론

한국게임 위기론을 말한다

꼬날) 얼마 전 T3 엔터테인먼트가 10년 전통의 한빛소프트를 인수했습니다. 한동안 시장에 있어서 대형 히트작도 나오지 않는 등 위기론이 퍼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한국게임 위기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택진 사장) 모든 산업에는 up & down이 있기 마련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게임 망했다는 이야기가 많았지요. 하지만 지금 보면, 전부 nds 하고, wii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게임에 대해서는 별 걱정을 안 합니다.

MMORPG만 하는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전혀 게임 시장이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캐주얼 MMORPG 같은 거 활성화되고, 카트라이더 뜨고. 웹 보드 게임도 있고 – 한게임이 플레이엔씨보다 큰 거, 솔직히 기분 좋지는 않지만 말이죠 ^^ 2

오히려 저는 한국 게임이 위기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한국 게임이 어떻길래 정체고, 없어진다고 생각하느냐구요. 온라인 게임은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게임 산업이 위기라는 주장은 여러 가지 버전이 있다. 크게 나누어보면 대략 아래와 같이 파악된다.

  1. 2007년부터 대형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 전엔 , 등, 적어도 1년에 두 개 씩은 누구나 알 정도의 커다란 히트작들이 존재했다. 2007년 초반에는 가 상반기 히트작이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목표에 미달했다.
  2. 게임 개발사들이 스스로 IP를 구축하려고 하기보다 해외의 유명 IP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한국 게임 산업의 하청공장화를 초래할 것이다.
  3. 히트작을 만든 기업들이 해외 유통사에 인수되고 있다. “라그나로크” 의 개발사 그라비티가 일본 겅호에게 인수된 것을 비롯해1 2004년에는 중국 성다(盛大)네트워크가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간담회가 있기 이틀 전인 5월 19일에는 “오디션” 의 개발사 T3 엔터테인먼트가 한빛소프트를 인수한 일도 있었는데, 중국 자본이 T3를 이용해서 한국 게임업체들에게 손을 뻗치는 것이라는 뒷말이 무성했다.
  4. 시장은 포화 상태인데 더이상 나올 만한 형식의 게임이 없다. 기존 한국 게임의 상당 부분은 패키지의 형태로 이미 존재하던 게임을 온라인화 했던 것에 있다. 2007년에는 , 에 자극받은 FPS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AVA가 나름 선전한 걸 빼면 그리 큰 성과를 거둔 게임이 없다. 그만큼 시장이 포화된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슈팅 게임도 온라인 버전으로 나온다. 더이상 온라인화 할 게임이 없는 것이다. 나오는 게임들은 상당 부분이 정형화되어 있기까지 하다.
  5. 한국의 게임계의 대표주자는 블록버스터 MMORPG 게임이었다. 그런데 게이머들은 갈수록 비슷비슷한 MMORPG 게임에 싫증을 내고 이를 외면하고 있다. 심지어 WOW가 나온 이후 아무도 WOW를 못 이기고 있다.

이 문답에서 꼬날님의 질문은 1번, 3번에 해당하고 김택진 사장님의 반론은 바로 마지막 5번에 대한 반론이다. 그러니까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약간 핀트가 어긋난 문답이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위기라는 게 있다면 2, 4번 쪽에 좀 더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김택진 사장님의 생각은 “어떤 산업이든 기복이 있기 마련이며, 설령 위기가 있다 하더라도 곧 해결 방법을 찾아낼 것” 정도로 정리될 수 있다. 다만 이것은 블로거 간담회에서 다뤄지기엔 지나치게 복잡한 주제다. 위 다섯 가지 위기론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론이 있을 수 있고, 거기에 따라서 해결 방법이 다 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 특유의 현실3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게임 개발자 블로그도 많은데 이걸 이슈로 이야기하면 재미있을 듯.

게임 개발비의 에스컬레이션, 당분간은 그대로 갈 듯

고어핀드) 최근 게임의 개발비가 급등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김택진 사장) 아마 일정한 영역에서는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추세가 계속될 듯합니다. 앞으로도 꽤나 그런 추세는 갈 겁니다. 어쩔 수 없이 개발비가 급등할 수밖에 없는 장르가 존재하기 때문에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Fun을 만드는 것이지, 돈하고 Fun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은 Fun을 창조하는 것. 그것이 본연의 일입니다. 단지 돈이 들어가는 장르가 있을 뿐이구요.

하지만 모두가 돈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그런 게임들이 성공하고 있구요. xBox360의 아시죠? (고어핀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긴 했다고 대답) 그거 돈 많이 늘어나나? (고어핀드: 만들다 컨셉이 바뀌는 바람에 오히려 견적보다 개발비 줄었다고 알고 있다고 대답)그것 보세요. 결국 아이디어, Fun이 제일 중요한 겁니다.

따라서 급증하는 개발비가 흥행에 부담을 준다는 것은 특정 장르의 이야기이고,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양자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서 약간 덧붙일 게 있다면, 기술 발달로 인해 좀 더 나이스한 경험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일 겁니다. 가 옛날 게임기에서 2D 게임으로 나왔다고 상상해 볼까요? 뭐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3D 게임이 주는 느낌을 그대로 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건 아닌 것 같죠. 그런 겁니다.

Guitar hero 3: Legends of Rock(PC 버전)

여담이지만, 기술이 발달하면 정작 개발자는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언뜻 생각하면, 기술이 발달하면 좀 더 편하게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유저들은 그걸 당연하게 여기거든요. 그래픽 리소스 만드는 데 사람도 훨씬 많이 필요하고.

이 질문은 사실상 “아이온” 과 “그랜드 세프트 오토4” 를 겨냥하고 드린 질문이었다. 아이온은 4년여에 걸쳐 300억 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GTA4의 경우는 거기서 한 술 더 떠서 개발자만 1000명이 투입되었다.

개발비가 에스컬레이트하는 현상은, 시작부터 생각하자면 상당히 오래되었다. PS2가 한창 인기있는 게임기였을 때(대략 2002년?)에도 게임 개발이 어렵다, 너무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었다. 어차피 게임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최소한의 돈이 늘어난다면 게임 업체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컨셉의 게임을 제작하느니 차라리 안정적인 스타일의 게임(ex. 속편)이나 만드는 게 더 낫다.

문제는 그러다 보면 계속되는 비슷비슷한 게임에 싫증이 난 게이머들이 다른 놀이거리를 찾아 나서는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었고4, 이는 일본 게임 업체들이 비교적 개발비 부담이 적은 NDS로 몰려가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PS3의 경우 깔린 하드웨어 수에 비해 개발비가 턱없이 비싸, 일본의 게임 업체들이 신작 발매를 꺼린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심지어 PS3로 발매된 의 경우 하드웨어 사양을 낮춰 PS2로 다시 발매되기까지 했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의 개발비 역시 만만치 않게 폭증중이라, 이러한 현상이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횡행하는 현상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취지에서 질문을 드렸다. 김택진 사장님의 답변은 대략 “case by case” 라는 것이다. MMORPG나 FPS와 같이 어느 정도 정형화된 장르에서는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그래픽을 동원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개발비 에스컬레이트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었다.

수긍이 가는 답변이긴 한데, 같은 게임이 몸담은 상황은 우리나라와는 좀 다른 환경이라는 점이 좀 걸린다. 거긴 시장도 넓고, 새로운 형태의 게임플레이에 흥미를 느끼는 유저도 많고, 무엇보다 게임을 돈 주고 사는 것이 당연한 곳이다. 어느 하나도 우리 나라엔 해당 사항 없다.

기술 발달로 인해 가능해진 게임의 대표적인 예, . 수천 명의 병력이 전투를 벌이는 장대한 스케일의 전략 게임은 3D 하드웨어가 발달하기 전에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마지막의 “기술 발달과 삽질의 정비례 법칙” 은 개발비가 늘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김택진 사장님의 답변인지도 모르겠다. 가 처음 나왔을 때, 지금 보면 허접한 3D 그래픽에도 게이머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그래픽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DOA의 몰핑이나 자연스러운 안면근육의 움직임 따위는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리고 그거 만들려면 3D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하나하나 손으로 잡아 가면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게임 회사에서 가장 크게 나가는 돈 중 하나가 인건비 아니던가?


  1. 이때 그라비티의 김정률 회장은 “온라인 게임은 어차피 외국 게임엔진을 사서 만드는 것으로 특별한 기술이라 할 것이 없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2. 여기서 왜곡되기 쉬운 도박성 게임보다는 창작게임이 크는 것이 좋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하심. 

  3. 해외에 관심을 기울이는 매니아들과 돈 쓸 생각이 없는 일반 유저들 등 

  4. 정말 속편 남발이 원인인지는 몰라도, 2000년대 들어와서 일본의 게임 인구는 오히려 줄었다. 

6 thoughts on “Tnm-NCsoft 블로거 간담회 #3 – 게임 산업 위기론

  1. 심심한 사람이 있는 이상, 게임산업이란 것은 망하지 않을 듯 싶은데요? 제 생각회로에서 산출해 낼 수 있는 가장 근사답.

    • 음, 망하지는 않겠지만 얼마나 융성하느냐, 혹은 한국 게임계가 융성하느냐는 좀 다른 문제겠지요.

  2. 2000년 넘어서는 새로운 재미를 주는 게임이 줄어서 그런게 아닐까요?…. 흠.

    • 그 “새로운 재미”의 상당 부분이 패키지에서 검증된 게임성을 온라인화 하면서 구현되었는데, 이제 웬만한 건 전부 온라인화가 되었습니다. 거기서부터 “새로운 재미” 가 고갈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3. 그리고보니 대작 신작 게임이 나올때마다 게임 개발자들은 술을 마신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저런걸 만들어야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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