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is ‘Really’ beautiful?

“1 + 1 = 4”

– Michael Eisner Disney 회장(1984 ~ 2005),ABC 그룹 인수 계약(1996) 후

1.美 월트디즈니, 넥슨 인수 나섰다

좀 지난 일이지만 최근 있었던 뉴스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바로 위 기사인데요, 작년부터 많은 M&A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만 이만한 꺼리는 없었습니다. 업체들의 합종연횡 양상에 대해서는 이 기사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저 기사가 나간 7월말 이후에도 nhn이 웹젠의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김정주 넥슨홀딩스 대표님의 해명으로 해프닝으로 정리되긴 했지만, 한동안 관련 블로그들은 벌집을 쑤셔놓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공이 NCSOFT와 함께 한국 게임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라는 넥슨입니다. 주연 배우가 이 정도면, 이야깃거리가 될 만 하지요.

2.

Panzer VIII “Maus”. http://en.wikipedia.org/wiki/Panzer_VIII_Maus

사업 진행에 돈이 많이 들어가 부담이 커지게 되면, 한 번 망했다고 회사 날아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멧집’을 키우려고 하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헐리우드 영화산업이지요. 헐리우드 영화산업의 경우 이미 오래 전에 이합집산이 이루어졌습니다. 로 대표되는 블록버스터의 시대가 열린 이후 영화는 큰 돈이 들어가는 산업이 되었고, 이전의 작은 영화들을 만들던 스튜디오들 수준으로는 이 막대한 제작비1를 감당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큰 돈을 들여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내려면 6~70년대의 고만고만한 영화사 규모로는 어림도 없지요.

이에 따라 헐리우드 영화계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발달과 함께 대형 영화사 시스템이 정착되어 왔습니다. 심지어 그 큰 영화사조차 부담이 될 정도로 돈이 너무 많이 들어 두 영화사가 함께 만든 이 개봉된 게 벌써 10년 전 일입니다. 요즘 영화들은? 말 안해도 다 알지요.

일전에 인용한 포스트에서도 나온 겁니다만, 게임 개발비는 계속 급등하고 있습니다. NCSOFT 김택진 사장님도 여기에 대해 “당분간 이대로 늘어날 것” 으로 보고 계셨구요. 이렇게 되면 게임도 헐리우드 영화처럼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 솔직히 이렇게 된 것도 상당히 오래 되었지요. 초기의 패미컴 게임들도 (ROM 찍어내는 비용 때문에)제작비가 많이 들기는 했습니다만, 그 때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 어쨌든 만든 건 웬만큼 팔렸으니까 그 정도 감수는 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이제 게임은 한 편 만드는 데 정말 큰 돈이 들어갑니다. 개발자가 200명씩 투입되는 프로젝트도 꽤 자주 볼 수 있죠. 이 정도면 실패는 곧 죽음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는 이미 다 지나간 일을 그저 확인하고 있을 뿐인 겁니다. 스퀘어와 에닉스는 옛날에 이미 합병했고, 액티비전과 블리자드의 합병은 그 자체로 초대형 이야깃거리였고, 지금은 테크모와 코에이도 합병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지요.

3.

산업적인 배경 따위는 던져 놓고 순수한 게이머로서 이야기하자면, “이제 게임 재미있던 시대는 다 갔군” 하는 생각도 듭니다. 소위 이야기하는 “넥슨은 닌텐도 게임도 베끼고, 원화도 베꼈대.” “애들 코 묻은 돈만 노린대.” 따위의 잡소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게임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가면 게임회사들은 검증된 게임 – 소위 속편만 만들려고 할 테니 참신한 게임이 등장하는 것은 이제 요원한 일일 겁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이 포스트에 잘 설명되어 있네요. 뭐, 이것도 결국 이미 다 지나간 일을 그저 확인하고 있을 뿐이긴 하지요.

뉴스위크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 개봉 관련 기사에서 스타워즈의 산업적 측면에 대해, “반란자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영화가 블록버스터만이 생존하는 데스 스타와 같은 영화산업의 신호탄이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라고 평한 바 있습니다. 블록버스터의 시대가 열리면서 헐리우드 영화사들은 가능하면 검증된 영화만 만들려고 했습니다. 예전처럼 발랄한 영화를 만들었다가 망해 먹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터 헐리우드는 “뻔한 영화만 만든다.” 라는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제 무덤을 판 겁니다.

구다라기 켄 전 SCE 회장님도 인정한 바 있지만, ps 시대에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나온 건 게임 개발에 비교적 돈이 덜 들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CD는 굽는 데 드는 돈은 닌텐도 게임기의 ROM 카트리지보다는 쌌으니까요. 게임이 망해도 손해 볼 일이 별로 없으니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실험되었고, 그 결과로 걸출한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짓은 못 합니다. 커다란 거 하나 망쳤다가 회사가 날아가기 십상인데 누가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도 그게 윌 라이트같은 본좌가 만들었으니까 가능했지, 안 그랬으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어렸을 때 제가 좋아하던 코에이도 더이상 나 는 발매하지 않고, “잘 팔리는” 사골무쌍(…)에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개발비는 많이 들어가는데 이걸 뽑아내려면 일단 많이 팔아야 하는 만큼, 대중성이 조금이라도 떨어지거나 그래픽적인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게임은 진짜 천연기념물이 되어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나 는 나와줄 테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4.

넥슨의 이름이 이름인지라 기사가 터진 뒤 온통 벌집 쑤셔 놓은 듯 했습니다만, 솔직히 저는 소식을 들었을 때 별로 놀라지도 않았습니다. 넥슨이 캐릭터 산업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카트라이더 캐릭터 상품은 이제 어디서나 볼 수 있으며, 2006년만 해도 40억을 벌어들였습니다. 작년 말에 나온 기사에서도 권준모 넥슨 대표님은 “넥슨의 목표는 한국의 디즈니랜드가 되는 것” 이라고 하셨습니다. 기사를 보면서 김택진 사장님이 검색 엔진이나 웹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시던 것과 묘한 대조를 느꼈습니다. 캐릭터 산업을 글로벌하게 전개하려면 혼자서 하기는 힘들겠지요. 게다가 우리나라 캐릭터가 해외에서 통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겁니다. 평소에 “차라리 캐릭터 판권을 가진 다른 회사하고 합작을 하면 좀 낫지 않을까” 하고 있었는데, 이런 뉴스가 네이버 1면에 걸리니 좀 당혹스럽기는 했습니다.

5.

어차피 당사자가 아닌 이상, 이번 일의 정확한 내막은 알듭니다. 진짜 인수 이야기가 나왔을 수도 있고, 김정주 대표님의 해명대로 “애니메이션 사업 관련해서 미팅 한 번 한 정도” 정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내일 아침에 무슨 일이 있을지 그 누가 알겠습니까. 그저 IT면을 지켜보는 수밖에요.


  1. 아이러니하게도 는 돈 없이 진행된 프로젝트였다.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 episode4에 허름하고 녹이 슨 기계들이 주로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헌 기계는 돈을 덜 들여도 싸구려로 보이지 않으니까…” 라고 회상한 바 있다. 한 마디로 돈이 없어 멋진 소품을 만들지 못했다는 얘기다. 

7 thoughts on “Big is ‘Really’ beautiful?

  1. 넥슨이 한국의 디즈니랜드를 목표로 한다면 픽사 같은 회사가 나타나주길 기대하겠습니다

  2. 아…윗 댓글은 넥슨 욕하는 댓글은 아니었습니다.
    별로 좋아하는 회사가 아니긴 하지만, 적어도 철학은 있는 회사라 생각하거든요.
    그 철학이 싸구려던지 고급이던지간에요.
    큰 회사들은 추종자들도 많아서 댓글 쓸 때 조심해야 되더군요 (웃음)

    • 뭐 그 정도 크기의 기업이라면 자기네가 파고 있는 시장에 대해 어느 정도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지요. 개인적으로 보기에 그 철학의 key는 “캐주얼” 과 “캐릭터” 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아마 그 철학에 대해서 개인적인 호오를 가릴 수는 있어도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차피 길을 정했다면, 픽사처럼 멋지게 가는 게 좋겠죠. 아무래도 업계의 공룡인 만큼 뭘 해도 기대가 되고 귀추가 주목됩니다.

  3. 음. 사실 기업이 커질수록 안전성으로 가기때문에

    딱히 특별한 게임이 안나오는게 사실입니다.[…]

    본문에서 말하신 영화산업의 경우처럼요

    외국의 경우에는 좀 희망이 있어보이긴한데[…]

    일본은 워낙 재능의 낭비[..][사실 그 사람을 표현해주기 때문에 재능의 낭비는 엄연히 아닙니다만..(재능을 안쓰는게 재능의낭비지)] 로써 만들어지는 동인게임들이 많고.

    (사실 흔히 나오는 동인게임은 다른 게임을 섞은 뭐 그런느낌이지만

    가끔 아이디어가 대박인게 나오기도 하빈다..)

    미국의 경우에는 인디게임제작자들이 만든 게임들이

    캐주얼 게임 사이트 (요요게임즈나 뭐 그런데)를 통해서 팔리기도 하고

    인디게임들이 대기업 눈에 띄어서 본격 게임화 되기도 하고

    (ex – 스팀사의 오렌지박스에 있던 ‘포탈’. 미국 대학생들이 만들었던거를

    하프라이프 세계관에 맞춰서 스토리를 넣고 이것저것해서 다시 만든거라더군요.)

    그런데 우리나라 인디, 동인 게임쪽은

    왠지 암흑역사인 닷x볼 메x저 라든가.(저작권문제 크리..)

    가끔 창조도시같은곳에 간간히 올라오는 rpg만들기로 만드는걸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게 별로 없는거같습니다.

    아, 물론 ‘어이쿠 왕자님’ 이라는 프린세스 메이커 BL판[…] 동인게임처럼 실제로

    상용화용으로 팔린 그런 케이스도 있습니다만…

    아이디어로 똘똘 무장한 게임이 국내에서 유명해진건 자주 본적이 없는거같네요[..]

    • 개인적으로는 게임성 자체의 참신함보다 기존에 나와 있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정확하게 조합해서 이용하는 것이 주류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 그렇구요.

      사실 저도 동인 게임을 만들고 싶은데, 워낙에 히키코모리 기질이 깊은지라 사람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D

    • 어른들의 사정이라는 걸까요.(웃음) 뭐 저도 이 쪽으로 공부하기 시작할 때 어느 정도 각오는 했으니 글에 나타난 것만큼 절망스럽지는 않습니다. 사람이란 환경에 적응해서 어떻게든 살아가는 존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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