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rekun on Lifelog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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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블로그 대문 페이지를 따로 만들었다는 게1 다행으로 여겨질 때가 있다. 바로 멋진 대문 페이지를 볼 때인데, 최근 접한 daybreaker 님의 대문 페이지는 그 표본이라 할 만 하다. 링크 걸어 놨으니까 그냥 들어가서 보시길. Ajax로 구현했는데, 말 그대로 지대 폭풍간지. 화면 구성부터 색상설정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200% COOOOL 하다는 것 외에는 적절한 표현을 찾을 길이 없다.2

스크린샷은 장식에 불과합니다. 링크를 클릭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걸 모르죠.

이러한 구현이 매력적인 이유는 또 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주인장이 여러 웹사이트(Flickr, Me2day…)에서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대문 페이지에서 Flickr라고 되어 있는 항목에 마우스를 갖다대면, 오른쪽 섹션에 최근에 올린 사진들이 주르륵 뜨는 식이다. 지인이라면, 굳이 블로그나 Me2day를 일일이 클릭해 들어갈 필요 없이 주인장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대강이라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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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식의 시도를 이미, 그것도 대형으로 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세계 최대의 Social Networking Service, Facebook 이다.3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위 사진은 고어핀드 군의 Facebook Profile 페이지를 캡쳐한 것이다. 고어핀드 군은 얼마 전 Flickr 계정과 Facebook 계정을 연결해 놓았는데, 그 뒤로 Flickr에 사진을 업로드하거나 하면 Facebook Profile에 자동으로 “고어핀드가 Flickr에 사진 몇 장을 업로드했습니다.” 하는 식의 메시지가 뜬다.4 Profile 페이지에만 뜨는 것도 아니다. Facebook에 처음 로그인하면 뜨는 Home 창에서도 지인들의 행동이 표시되게 되어 있다. “아무개 씨가 Delicious에 어떤 페이지를 새로 북마크 했습니다.” “아무개 씨가 Youtube에 새로운 동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하는 식이다. Delicious나 Youtube 역시 Facebook과 계정을 연결함으로써 연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능이 눈에 띄는 이유는, Facebook과 같은 SNS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불편함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싸이월드가 시들해질 때부터 나온 이야기지만, SNS 서비스의 약점은 귀찮음이다. 싸이월드든 Facebook이든 주된 활동은 지인들과 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목을 다지는 건데, 이게 결국은 사진이나 동영상, 혹은 글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SNS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진이나 동영상, 일기를 계속 올려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싸이질 해본 사람은 다 알지만, 이게 은근히 귀찮다. 그러다 결국 그만 둔다. 지난 해 외신에서도 SNS를 그만두는 가장 큰 원인은 “이런저런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 것이 귀찮기 때문” 이라는 보도가 있었던 걸 보면, 이러한 현상은 유독 싸이월드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Flickr나 Youtube 같은 사이트와 연동하는 기능을 제공하면, 저러한 귀찮음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그냥 사진이나 동영상만 올리면,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동으로 메시지가 표시된다. 그걸 본 지인들은 최근 고어핀드가 경주 가서 신라 갑옷 사진을 찍어 왔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을 것이다.

3.

오픈마루 김범준 실장님 말씀대로, 어떤 웹 서비스든(온라인 게임 포함) SNS적인 속성이 없지는 않다. 예를 들어, 나는 요즘 틈만 나면 Flickr에서 갑옷이나 리인액트 사진을 찍고 다니는 사람들을 찾아 다닌다. 나하고 취향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Facebook이 사진 정리 서비스로서의 속성을 가진 만큼 Flickr 역시 어느 정도 SNS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굳이 그 차이점을 정리하자면, 전자가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에 방점을 찍는다면 후자는 사진을 찍고 정리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는 것 정도다.

Facebook 사진함이 기능이 좋아 봤자 사진만 전문으로 다루는 Flickr를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Flickr도 SNS라는 측면에서 Facebook을 이길 수 없다. 어차피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할 수 없다면, 스스로의 가치에나 충실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Facebook이 딱 그러하다.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업로드할 수 있는 건 데이터가 어느 정도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보장하는 수준으로 내버려두고, 이용자간에 친목을 다지는 핵심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4.

이러한 기능은 개발자들이 Facebook과 상호작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Facebook API가 공개5되어 있기 때문이다. Facebook과 경쟁하고 있는 Google OpenSocial 역시 XML과 자바스크립트를 섞어 놓은 듯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방법을 지원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예가 없지만, 최근 다음과 파란이 오픈소셜에 참여하는 등 가능성은 조금씩 열리는 것 같다.

이따금 싸이월드에 들어가 보면, 일촌들 중에 싸이월드 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더 적다. 대부분의 미니홈피들은 버려진 채 방치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류의 기능을 지원하는 곳이 많아진다면, 미니홈피든 다른 SNS든 간에 회원들이 좀 더 활발하게 교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게다.

웹2.0 서비스의 불모지로 불리는 한국이지만, 그래도 언젠가 불모지에 작은 나무 몇 그루가 서는 모습을 바라는 것이 사치만은 아니지 않을까. 제발 그러길 바란다.

http://www.flickr.com/photos/eqqman/463425700/


  1. 예를 들어, 그만님의 블로그에는 대문 페이지가 따로 없고, 도메인명을 입력하면 바로 블로그로 들어간다. 

  2. 블로그 개설 이후 배경 이미지 한 번 바꾼 것을 제외하면 꿈쩍 않던 내 대문페이지가 최근 서버를 옮기면서 뜬금없이 php 스크립트로 바뀐 것도 이 페이지 덕분이다. 한때 자바스크립트로 간단한 것도 만들어 보긴 했고 Ajax도 좀 할 줄 아니까 시간이 생기면공부삼아 만들어볼 생각이다 –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3. myspace나 orkut 같은 다른 SNS 서비스들도 비슷한 걸 하고 있겠지만, 쓰질 않아서 잘 모른다 – 사실 Facebook도 그렇게 많이 쓰는 게 아니다. 워낙에 사람 만나는 것을 싫어해서리 -_- 

  4. 사진에서 메시지가 표시된 페이지를 Newsfeed 페이지라고 부른다. 

  5. Facebook을 이용해서 즐길 수 있도록 구현된 D&D 게임도 있다. 플레이할 상대를 찾기 힘든 마이너한 장르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것 같다. 아직은 그리 예가 많지 않지만, 나중에는 휴대폰으로 접속해서 하기도 할 것 같다. 

6 thoughts on “gorekun on Lifelogging

  1. 와~ Daybreaker님의 대문 가봤는데..진짜 멋있네요~
    SNS 글도 잘 읽고 갑니다~^^

  2. 1.귀찮아서 /blog 더 쳐서 그냥 그렇게 들어오다가, 오랜만에 문짝 구경했습니다. 음… 하이퍼링크 to 플리커 가 늘었다는 것 정도?
    2. 계정과 계정의 연동이라… (먼산…)

    • 1. 예, 아마 조만간 egloos도 붙을 겁니다. 좀 더 다양한 기능도 추가될 거구요. 언제가 될지 확신은 못합니다만 ^^
      2. 요새 확실히 대세는 플랫폼으로서의 웹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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