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길들이기: 바이킹과 용

어째 고어핀드 군은 이 포스터를 보면서 E.T.의 포스터를 생각나지 말입니다.

흔히 북유럽 신화로 알려진 이야기는 라는 책에 기록으로 전합니다. 이 책은 전반인 신들의 이야기와 후반인 영웅들의 이야기로 나뉘는데, 신들의 이야기에서 용이 등장하는 경우는 의외로 몇 개 안됩니다. 세계수 이실그라실의 뿌리를 갉아먹고 있는 니드호그나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용 요르문간드 정도죠.

용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신들의 이야기 끄트머리에서부터 등장하는 파프니르와 (에다는 아니지만) 최초의 영어 서사시 에 등장하는 용입니다. 둘 다 자기 보물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한데, 결국 영웅 시구르드나 베오울프에 의해 처단되게 됩니다. 톨킨의 작품 The Hobbit>에 등장하는 스마우그(Smaug) – 드워프 왕국을 박살내고 그 보물을 빼앗은 – 의 원형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문양으로서의 용을 생각하면, 별로 등장도 하지 않는 신화에 비해 상당히 인기가 많았습니다. 오히려 일상적으로는 용이 더 친근했던 것이 아닌가 할 정도인데, 특히나 뱃머리나 방패 문양으로 많이 쓰였지요. 사실 이건 별로 이상한 것도 아닙니다. 용은 호전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무기나 방어구 등을 장식하는 데 자주 쓰입니다. 특히 뱃머리에 용을 새기는 것은 악귀를 쫓는다는 주술적인 의도도 있었다고 하는군요. 뭐 지금도 뱃사람들은 이런저런 미신이나 징크스가 많다고 하니 이상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바이킹 배(longboat)의 뱃머리. 오슬로 바이킹 박물관. http://www.flickr.com/photos/astrid/3946631365/

바이킹 배(longboat)에 새겨진 용 문양. 오슬로 바이킹 박물관. http://www.flickr.com/photos/jimg944/642576487/

시대가 흘러 바이킹의 시대도 가고 북유럽 신화도 옛날 이야기책 속으로 사라졌습니다만, 용 문양은 그 뒤로도 오랫동안 살아남았습니다. 바이킹과 그 후손들의 무기와 방어구들이 유럽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12세기까지 유럽에서는 카이트 쉴드Kite Shield라는 방패가 사용되었는데, 이 방패는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이것저것 색칠도 하고 꾸밀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보통 기하학적인 문양을 색칠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뭔가 사물을 그릴 경우 용은 십자가와 함께 꽤나 애용되는 소재였습니다. 비록 스타일은 좀 달라졌습니다만.

덕분에 요즘도 중세 전쟁을 재현하는 사람들은 용이 새겨진 방패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http://www.flickr.com/photos/43078782@N08/4068974158/

12세기 중반부터 슬슬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紋章)이 방패에 새겨지기 시작하면서 이 문양들은 사라져 가게 됩니다. 문장에도 용이 그려져 있는 것들이 종종 있기야 하지만요.

그런데 저 영화의 결론이 “역시 연애에는 멋진 차가 있어야 한다.” 라는 게 최진실?

참고문헌

http://www.flickr.com/photos/driessmulders/1826439757/

이브 코아 저 / 김양미 역, 바이킹: 바다의 정복자들, 시공사, 1997

라이너 테츠너 저 / 성금숙 역, 게르만 신화와 전설, 범우사, 2008

김길웅, 에다,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4

8 thoughts on “드래곤 길들이기: 바이킹과 용

  1. 카이트 쉴드라면 디아블로에 나오는 그 방패! 아 디아 땡기네요. ㅎㅎ

  2. 귀여움 버전과 용감 버전의 용 눈동자 모양이 다른게 참 인상적인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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