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대한 위선

우리는 아직도 물질적 가치에 대해

부정적인 게 아닐까. 무의식적으로.

지난 포스트에서 이어서.

이수만 사장, 혹은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쏟아지는 비난의 가장 큰 부분은 싸구려 음악 장사를 한다1는 것이다. 왜 자꾸 팔리는 음악, 팔리는 그룹만 만드느냐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게임회사들에게도 비슷한 류의 비난이 쏟아진다. 왜 게임성이 없는2 게임을 자꾸 찍어내냐는 것이다.

둘은 비록 다른 사건이지만, 실은 동일한 현상이다. 예술적 성취라는 정신적 가치가 이익이라는 물질적 가치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나는 되묻고 싶다. 정신적 가치가 물질적 가치보다 우월한 근거가 도대체 뭔가?

비난을 쏟아내는 네티즌들이 산골마을에서 의술을 펼치는 의사였거나, 가난한 사회사업가였다면 나는 그들을 존경하겠다. 하다 못해 클래식이나 현대미술 등에 관심이 많기라도 하다면 또 모른다. 현실은 정 반대 아닌가? 돈을 벌어 예술적 성취를 위해 투자한다면, 그건 틀림없이 숭고한 일일 게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고 해서, 물질적 가치만을 추구했다고 해서, 그게 과연 비난받아야 할 일이 될까.

http://www.flickr.com/photos/darrenhester/3937449949/

전통적 유교 사회는 부를 사악한 것으로 여겼다. 청빈(淸貧), 일가부귀 천가원(一家富貴 千家怨) 같은 격언이 있을 정도였다. 부자는 곧 깨끗하지 못한 사람, 남의 것을 빼앗은 사람이었다. IMF의 폭풍이 지나가면서 좀 덜해졌지만, 한국 사회에는 아직도 이런 생각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돈을 천시하고 초연한 척 위선떠는 것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한국 사회의 부패도는 그야말로 시궁창 수준이다.

돈에 대한 위선을 집어치우지 않는 이상, 앞으로 점잖은 척 하면서 뒤로는 수단 방법을 안가리는 작태는 변하지 않을 게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좀 더 돈독이 오를 필요가 있다.

ps) SM의 연습생 지옥훈련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웃을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저 정도 수준의 연예인들을 키워낼 수 있을까? 내 알기에, 일본 만화의 작가 트레이닝 시스템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게임 개발자도 저 정도 트레이닝을 해야 성공할 듯.


  1. 진짜 싸구려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렇다고 한다. 

  2. 뭐가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렇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