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도(得道)

bicycle race

누구나 어렸을 때는 자전거를 세발 → 네발 → 두발 순으로 배운다. 처음부터 두발자전거를 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두발자전거 옆에 작은 보조바퀴 두 개를 붙인 네발자전거를 먼저 타다가 두발 자전거로 바꾸는 것이 보통이다.

어렸을 때 일이다. 네발자전거만 타던 나 또한 두발자전거가 타고 싶었다. 형이 타던 두발자전거를 가지고 나와서 아파트 앞에서 연습하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나가서 연습을 했지만,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다. 조금도 솜씨가 늘지 않고 자꾸 넘어지기만 했다.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다시 있던 자리에 되돌려 놓았다. 동네 형 누나들이 어떻게 두발자전거를 타는지가 신기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는 전기라도 맞은 듯 두발자전거를 다시 꺼냈다. 아파트 앞 공터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신나게 자전거를 탔다. 아무리 연습해도 안되던 것이 왜 갑자기 가능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는 아직도 모른다. 어쨌든 햇살이 내려쬐던 그날 저녁은 지금까지 내게 있어 일생에 가장 강렬한 깨달음의 순간으로 남아 있다.

검도 수련을 계속하면서, 나는 두발자전거를 처음 배우던 때와 비슷한 기분을 맛보고 있다. 다름이 아닌 죽도를 휘두르는 방법에 있어서다. 나는 꽤 힘을 들여 묵직 묵직하게 휘두르는 편이다. 검도부 선배님들은 그렇게 도끼질을 해서는 늘지 않는다 하시며 칼을 짜라고 하시는데, 난 그게 뭔지 아직도 모르겠다.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선배들이 어떻게 가볍게 죽도를 휘두르는지 신기할 뿐이다.

두발 자전거를 처음 탔을 때, 나는 십년도 지나서 똑같은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번에도 그때처럼 “전기를 맞은 듯한 깨달음의 순간” 이 올까. 이왕 올 거면, 좀 더 빨리 와줬으면 좋겠는데.

ps) 내가 바보라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