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스타워즈 – 단순함의 미학 #1

초반부터 범상치않은 포스를 풍기는 인스톨 화면

1. 잘 만든 게임이란

잘 만든 게임의 의미는 여러 가지 있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이렇게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아이디어가 뛰어난 게임이고 또다른 하나는 흠 없이 매끄럽게 뽑혀져 나온 게임입니다. 둘 다 만족시키면 최고의 게임이겠지만 그러기는 힘든 게 사실이죠.

게임 산업도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고, 웬만한 아이디어는 나올 만큼 나온 상태인지라 옛날만큼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여 주는 게임들은 갈수록 보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영화하고 비슷한 것 같기도?)

2. 요새 세상의 문제점이란

뭐든지 과잉이라는 겁니다. 물건을 찍어내면 팔렸던 2차대전 이전의 자본주의 세계와는 달리 후기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튀어야 팔립니다.

그러다보니 별 희한한 상품이 다 나오게 되고, 뭔가 달라보여야 하니 품질은 개선에 개선을 거듭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 품질이 다 필요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세탁기는 빨래 잘 하면 그만인데 어찌나 이런저런 기능이 많은지 매뉴얼이 한 권입니다. 이거 다 익히고 세탁기쓰려면 고생 꽤나 할 듯합니다. 결국 소금은 짜기만 하면 되고 칼은 잘 들면 그만인데 무슨 놈의 이런저런 잡다한 기능이 왜 이리도 많은지.

1 + 2. 요새 세상의 문제점을 극복해서 잘 만든 게임이란

게임의 규모가 작은 만큼 짜임새 있고 정갈했던 과거와는 달리, 게임의 규모도 산업을 따라 커져버린 요즘은 쓸데없이 덩치만 커져버린 게임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 됐습니다.

그래픽 리소스를 화려하게 집어넣고 플레이 가능한 필드는 무지 많고, 게임 플레이 시간도 무지 긴데 어찌나 게임은 재미없고 지루하고, 한 번 엔딩보면 더이상 하고 싶지 않은지. 이런저런 시스템 익히는 데 왜 이리 고생은 하는지. 왜 시스템을 익히고 나면 이걸 가지고 남은 게임시간을 죄다 때워야 하는지. 게다가 가격은 또 비싸서 한국 돈으로 4만 원은 간단히 들어갑니다.

이런 시류에 역행하는 레고 스타워즈(이하 LS)는 한 눈에 척 봐도 단순한 게임입니다. 게임 플레이도도 그래픽만큼이나-_-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죠. 하지만 멀리플랫폼으로 발매된 이 게임이 어찌어찌 하다보니 북미에서 250만장을 팔아치워 2005년 북미 판매랭크 1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LS는 그 옛날의 게임들이 가지고 있던 “작고 아기자기하면서 정갈하고 짜임새있는” 특징을 가진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을 본 게 도대체 얼마만인지, 반갑기까지 하군요. 이런 게임이 뜬 건 그야말로 “쇳조각으로 사람을 죽인” 격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