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스타워즈 – 단순함의 미학 #3

산업적으로 성공

LS는 개발비가 많이 든 게임이 아닙니다. 척 보면 알죠? 최대 해상도가 1024를 넘지 않는 게임에 그래픽 리소스가 들어가 봐야 얼마나 들어가겠습니까. 게다가 디자인이 복잡한 것도 아닙니다. 웬만한 건 파트타임 고용해서 이미 제작되어 있는 레고 부품을 옮기면 됩니다.(그나마 어느 정도는 이미 오브젝트 작업이 끝나 있군요. 이건 레고 디자이너 프로그램에도 등장하는 오브젝트 들이니까.) 레고 블록 혹은 피규어 하나 작업이 길면 얼마나 걸리겠어요?

게다가 오브젝트가 오브젝트인지라 – 끼워 맞추는 레고 블록 – 제작된 그래픽 오브젝트들의 활용도 역시 매우 높습니다. 멀티플랫폼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별다른 애로사항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아, 물론 제작자분들의 노고를 깎아내리거나 하는 건 아니에요. 제가 그럴 자격이 없는 넘인 거 잘 아니까.)

저넘하고 싸워야 한단 말임다…

게다가 이 게임은 게임만 파는 것도 아닙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상당수 Object들 – 예를 들어 장고 펫 슬레이브 등 – 은 스타워즈 영화가 개봉되면서 레고사에서 출시한 제품들입니다.

…무슨 상황인지 아시겠죠?

레고 사는 엄연히 장난감 회사입니다. 당연히 주 상품을 팔아야 할 필요가 있죠.

게임산업이 발전하면서 단순히 게임만 팔아가지고서는 사업이 유지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개발 기간과 제작비는 늘어나는데 돈은 게임을 출시했을 때 반짝 들어오니까요. 그런 점에서 또다른 수익원을 찾아낸 점은 높이 평가받을 만 합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서 특별한 레고 피규어를 추가한 패키지나 한정 모델 등을 내놓았다면.. 음.. 저 같은 레고 매니아는 정말 좋을 텐데 말이죠 -_-

단순함의 미학

LS는 단연코 거창한 스케일의 게임은 아니고 또 눈에 띌만한 특징도 없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욕심부리지 않는 원만함이 LS의 장점입니다. 적어도 되지도 않을 새로움을 추구한답시고 엉성한 게임 구성을 보이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점수 짜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해외의 기라성같은 웹진들도 이 간단한 게임에 100점 만점에 70~80점 이상의 점수를 주는 데 그리 인색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여기서 90점 넘어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실 겁니다. 영화 프랜차이즈 게임은 70점 맡기도 힘들죠.)

비상(飛上)의 첫단추가 되길

“20세기 가장 성공한 장난감 기업” “20세기 100대 단어에 자사 제품을 올려놓은 기업”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보유한 레고사입니다만, 최근 들어 그 상황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아니, 좋지 않다의 수준이 아니라,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입니다. 장난감 시장은 게임시장 등에 밀려 크게 시장 규모가 줄었습니다.(그 판에 한쪽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으로서 살짝 미안해집니다…) 그나마 중국산 싸구려 장난감들이 장난감 시장을 대거 접수하고 있죠. 심지어 중국산 모조 레고까지 나오는 형편입니다. 그나마 수십년동안 든든하게 버텨 준 레고 매니아들은 요즘 나오는 제품들의 가벼운 디자인을 비난하며 주머니를 쉽게 열지 않고 있습니다.

중후했던 그 옛날을 돌려줘~

급기야 레고는 코너에 몰렸습니다. 2005년 초, 누적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해 소유하고 있던 테마파크인 레고랜드를 미국의 사모(私募)펀드인 블랙스톤에 3억7,500만 유로(4억5,700만 달러)에 매각하는가 하면 공장들도 인건비 등을 줄이기 위해 중국 등으로 이전하고 있습니다.

2004년 4월에는 21년동안 운영된 아시아 시장의 중심, 한국의 이천 공장을 접었고 2005년 말부터는 스위스와 덴마크에 있던 공장들을 이전하는 것도 검토중이라 합니다. 레고의 신화를 만들어낸 덴마크 빌룬트를 떠나야만 하는 거죠.(스위스처럼 비싼 데서 지금까지 공장을 운영하다니 제정신인가 싶기도 합니다만.) 그것만으로는 모자랐는지 본사까지 해외로 옮기겠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요즘은 마호메트를 모독한 덴마크 신문 만평 사태에 휘말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게임을 즐기면서 내내 즐거웠고, 또 즐겁습니다. 간만에 레고 사(社) 크게 한 건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레고 사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낸 것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이런 좋은 게임을 개발해 게이머들 그리고 레고 팬들을 즐겁게 해주면 지금 닥친 위기도 충분히 이겨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Ps> 스타워즈만 만들지 말고 “LEGO: Pirates of Caribbean” “LEGO: Kingdom of Heaven”도 출시하라! 출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