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Cranes)

“내 느낌에전쟁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전사들은

흰 학으로 변하리.

그들은 땅에 묻힌 것이 아니라

흰 학으로 변하리.

난다.

우리의 머리 위를 날아다닌다.

밤 안개 속을 뚫고 날아간다.

날아가는 대열 속에 조그만 자리가 있다.

아마 나의 자리일 것이다.

그 날이 오면,

난 그들과 함께

저 하늘을 날게 될 것이다.

저 하늘의 천국에서

그대들을 부를 것이다.

이 땅 위에 사는 사람들아.”

– 백학(쥬라블리)

드라마 “모래시계”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어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백학The Cranes” 그러나 정작 이 장중한 노래의 배경에 대해서는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러시아 노래라는 것 정도밖에 모른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곡은 러시아 노래가 맞지만, 원작은 체첸 시다.### 지기트 전사들의 노래

이 곡은 중앙아시아 다케스탄의 민족시인 라슬 감자토비치 감자토프의 시에서 시작된다. 다케스탄이 어디인지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좀 더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하자면 체첸 일대 산악지대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예로부터 용맹한 산악 유목전사 “지기트” 로 유명한 이 지방에는 독특한 전통적인 전쟁관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동료들을 위해 싸우다 죽은 자는 반드시 천당에 간다는 믿음과 그들은 계속 산 자를 보호한다는 것, 산 자 또한 언젠가 전장에서 명예롭게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러시아 군을 공격하는 체첸 반군들을 보며 신기해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용감할 수가 있다.

이 지방 출신 시인인 감자토비치는 1940년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지옥같은 전장에서 겨우 살아남아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거기서 그는 죽어간 전우들을 생각하며 시를 쓰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백학이다.

이 시는 카프카스 민속선율에 대강 맞추어 불리게 되었는데, 1969년 영화음악 작곡가 얀 플레켄이 이 곡을 현대음악에 맞게 재작곡하면서 지금의 백학이 탄생했다. 청년가수 카브존이 부른 이 곡은 순식간에 소련 가요계를 휩쓸며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가장 반러시아적인 러시아 노래

지금 백학은 러시아 국민들의 최고 애창곡 중 하나가 되어 있다. 러시아 국민들이 백학을 듣고 부르는 사이에도 체첸 전사들은 러시아군과 처절한 사투를 계속해야 하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다. 그들은 천국에 있는 전우들이 러시아 군과 싸우는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노라고 굳게 믿고 있지 않을까.

  • 참고자료: 주간조선 95년 3월 16일

  • 개인적으로 볼쇼이 합창단의 백학을 추천하고 싶음.

3 thoughts on “백학(Cranes)

  1. 제가 라술 감자또브 짜다씨비치에 관심이 좀 있습니다. 사실 본명은 옆에 것이 맞고요. 다케스탄은 정확한 국명은 다게스탄이죠. 그리고 중앙아시아에 위치해있지 않고 러시아내 북카프카즈 (한국에는 코카서스로 알려져있죠.)에 위치해있습니다. 체첸도 마찬가지이고요. 라술감자또브 아버지도 다게스탄시인이었죠, 짜다싸. 짜다싸는 아들이 세명있었는데 그중 2명이 독일과의 2차전쟁에 참전하고, 라술은 모스크바로 가서 문학을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오, 누구인지 했더니 아예 가족 문학인들이었군요. 이따금 저런 진성 문학 오덕 집안이 나타나기야 합니다만 바로 저 사람이 거기 해당할줄이야(…)

  2. 아 죄송합니다. 부명이 감자또비치가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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