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포스를 위한 변명

Here comes my GALIL!!

최근 스페셜포스(이하 스포)에 빠졌다. FPS는 카운터 스트라이크(이하 카스) 이후로 처음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게임은 일종의 가상 경험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게임 A가 게임 B와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A와 B는 어쨋든 다른 게임이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어설픈 명제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으면 대충 넘어가자.

내가 왜 갑자기 이런 소리를 하냐고? 게임은 새롭고 참신하며 기발한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게임 매니아가 보면 뚜껑 열리는 일이겠지만, 이런 관점에서 보다 보니 “소위 일부 매니아 게이머들처럼 스포와 같은 게임을 카운터 스트라이크 짝퉁이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M_ 함 볼래 | 닫기 |물론 스포를 비롯한 현재의 한국 게임은 참신함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넥x처럼 좀 심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경험과 게임의 연관 관계」라는, 좀 더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

아까도 말했지만, 스포는 어찌 보면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유저들 가운데 서버 하나 둬서 온라인화 한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게임적 경험이 가능하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비교해서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M_ 계속 | 닫기 |스타크래프트의 흥행과 워3의 참패 이후 게임방을 완전점령하다시피 했던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인기가 수그러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스팀 유료화니 뭐니 말이 많기도 했지만 게임 자체에서도 아래 세 가지는 아주 치명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한테 문제가 있었다고?

1. 게임 깔기가 어렵다.

나같은 게임 매니아나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들 눈에는 안 그렇게 보이겠지만, 이 게임 자체가 하프라이프의 MOD에서 시작된 게임이다. 그래서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깔려면 하프라이프를 먼저 깔고, 패치하고 MOD 깔고… 하는 삽질이 필요하다. 특정 서버에서 게임을 하려고 하면 특정 버전 이상의 Cheating Death니 하는 유틸리티가 필요한가 하면 특정한 Wave 파일을 다운받아야 하기 때문에 게임을 하려고 하면서도 못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발생한 적이 있다.

한 마디로, 이것저것 할 것, 알 것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게임방 신입 아르바이트가 윈도우가 새로 설치된 PC에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깔지 못해서 쩔쩔매던 것도 본 적이 있다. 하도 불쌍해서 내가 해줬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2. 의외로 골때리는 서버 관리하기

이것도 의외로 골때렸다. 멀티플레이를 하려고 하는 게임이니 당연히 서버 관리는 중요한데, 서버 목록을 업데이트 하는 것은 시간이 너무 걸리고 또 즐겨찾기에 서버를 등록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소위 핑 좋은 몇 안되는 명당 서버는 항상 사람이 꽉 들어차 있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몇 안되는 즐겨찾기 서버가 가득차면.. 어디서 게임하라고?

3. 고수들의 학살전

What the hell is this?

서버 문제는 단순히 서버에서 그치지 않았다. 특별히 유저들을 걸러 낼 장치가 마땅히 없다보니 원샷 원킬의 저격 고수와 총 종류도 모르는 생판 초짜가 한 방에서 게임을 하는 일도 수두룩했다.

그렇게 되면 당장 초보들은 고수들의 저격에 학살당하고 남은 고수 몇몇이서 저격총 들고 설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험이 쌓이게 되면 게임을 잘 하게 된다지만 초보들은 그 경험을 쌓을 시간조차 없었던 거다. 이는 게임 신규 이용자의 진입을 막아버린다.

그런데, 스포와 같이 서버가 하나 추가되면서 위 문제들은 싹 해결된다. 함 볼까?

1. 클라이언트 문제

→ 일괄적으로 배포하고 패치하니 간단히 해결.

2. 서버 관리 문제

→ 서버가 한 곳에 모여 있으니 애시당초 문제없음. 접속 후 10초 이내에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뭐 아직도 한 서버에 사람이 몰리고 나머지 서버는 텅텅 비는 사태는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3. 고수와 하수 안배의 문제

→ 유저들에게 훈련병, 사병, 부사관 등의 계급을 부여해 고수가 하수들 노는 틈에 껴서 학살질을 하는 것 원천봉쇄. 햇병아리들에게 게임을 즐기면서 실력을 키울 기회를 준다.

권총 가지고 학살하는 고수들은 가라…

결국 서버 하나가 추가되는 것만으로도 이용자에게 상당히 다른 게임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경험은 훨씬 쾌적하고 재미있다.

아이템도 마찬가지다. 스포에서 아이템을 판매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니, FPS게임에서도 아이템을 판매할 수 있나?” 싶었는데, 직접 해보고 나니 아이템이 있음으로써 게임플레이가 훨씬 다양해지고 재미있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꼭 내가 아이템을 사지 않아도 친구가 슈퍼방장같은 아이템을 사서 같이 즐기면 그만이다. 이 정도면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 정도는 투자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 법하다.

카스 짝퉁이니 뭐니 해도, 스포는 서버가 해낼 수 있는 구실들 중 많은 것을 해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게임플레이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정도면 카스 짝퉁이라는 꼬리표 좀 심하지 않을까?_M#]여기서 좀 더 나아가면 “게임의 재미는 게임의 룰 자체에만 있는 게 아녀. 서버니 이용 방법이니 하는 것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가 되는데…

너무 당연한 거지만, 평소 잘 생각하지 않던 것이라 좀 새삼스럽다. -_-)yo0

반대 사례: 게임 멀쩡하게 만들어 놓고 과금 체계 등의 외부 조건으로 말아먹은 케이스

Ps> 내가 스포를 하면서 가장 감동먹은 것은 그래픽도, 맵도 아니요 인터페이스였다. 아 글쎄 이 센스쟁이들이 윈도우 시작 키를 막아버린 것 아닌가. 카스에서 한창 게임하다가 실수로 이거 누르면 그야말로 좌절이었는데._M#]

2 thoughts on “스페셜포스를 위한 변명

  1.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 전 카스 초판 부터 소스 10 까지 다 있는데요 ; 솔찍히 이제 스팀이라는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일이 적습니다

    • 본문에서 카스는 카스 초판 가리키는 겁니다. 문맥에서 암시하는 겁니다만,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게임방 환경에서 카스는 카스 초판 가리키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뭐 지금이야 스팀 덕분에 그런 일 없다는 건 저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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