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발표된 프로토스의 결전 병기, "거신Colosus". 지형 따위 무시하고 걸어다닐 수 있다.

는 명작인 만큼 수많은 전설을 만들어 냈습니다만, 제작 과정에 대한 전설도 상당히 많습니다. 일전에 이야기한 "두 주만에 엔진 수준으로 갈아엎었다" 도 그런 이야기인데 그래픽 팔레트에 대해서는 전설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색상이 딱 256개만 사용되었다는 거죠.

스타크래프트의 경우에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색상을 마음대로 골라서 작업을 한 다음에 프로그래머들이 거기에 맞춰서 256색만 출력이 되도록 강제로 맞췄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색상을 256개까지 미리 골라잡아놓고 거기 맞춰서 작업을 하는 게 보통이었다는데 그걸 정 반대로 한 겁니다(...) 스타크래프트가 발매된 직후 PC Champ에 나온 이야기이니 어느 정도 믿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건지 아니면 색상이 제한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는 모르되, 스타크래프트는 빠르게 진행되는 게임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눈이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배경 자체가 상당히 어두침침한 색상을 사용하고 있다는 탓도 있겠지만, 애시당초 애써 자세한 생김새를 보지 않아도 종족과 유닛이 확연히 구분이 간다는 것이 큰 이유일 겁니다.1 그렇기에 애써서 눈 아프게 화면을 들여다 볼 필요도 없고, 자연히 눈의 피로함도 덜합니다.

캐리어, 드라군, 리버 - 전부 노란색!!

반면 후속작인 는 "유닛이 잘 구분이 안간다. 눈 아프다." "어느 종족이 어느 종족인지 모르겠다." 는 류의 불평이 많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아무래도 특유의 알록달록한 색상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는 와 비교해 보면 확실히 종족간에 색상도 그리 통일되어 있지 않고, 유닛들도 이런저런 색상을 많이 써서 익숙하게 구분이 갈 때까지 좀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수십 개의 유닛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실시간 전략 게임에서 이건 큰 단점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이전에 발표된 스타크래프트2 신유닛 동영상입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소울 헌터건 캐리어(템페스트)건 프로토스 유닛들에서 특유의 노란색이 좀 빠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전에 노란색이 빠진 유닛은 다크 템플러밖에 없었습니다.

두 종류의 드라군 - 左: 정통 프로토스의 드라군, Immortal 右: 다크 템플러의 드라군, Stalker

아마도 이렇게 도색된 가장 큰 원인은 아마 다크 템플러들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게임의 스토리2때문일 겁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색상 구분에 있어 문제가 발생합니다. 발표된 스타크래프트 스크린샷을 보면 아시겠지만, 프로토스의 푸른색과 테란의 푸르스름한 은색이 그리 구분되지 않습니다.3

의 선례로 보아 이 문제에 대해 블리자드는 알고 있을 겁니다. 블리자드는 결코 만만한 애들이 아니니까요.

블리자드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 기대가 됩니다. :D

그나저나 프로토스 캐리어 모형 파는 데는 없나효?

블리자드 님덜아 이거 좀 내주세효. 전 마린 피규어보다 이게 더 좋아효.

금속으로 만든 캐리어 모형을 방에 걸어놓으면 그야말로 간지 폭풍 아닌가효?

설마 이걸 레고로 만들라고 하지는 않으시겠지효? 그건 미틴 짓이에욥.


  1. 유닛이나 건물에 쓰인 색상을 잘 보면 테란은 은색의 기계 느낌이 많이 들어갔고 저그는 빨간 핏빛, 프로토스는 노란 금속 질감 + 푸른 크리스탈 색상이 대부분입니다. 이 색상들은 단순히 장식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훌륭한 인터페이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 캠페인에서 프로토스 족은 오래 전 추방당한 다크 템플러들과 화해했고, 고향 아이어Aiur 행성을 버리고 다크 템플러들이 사는 사쿠라스Sakuras로 이주했습니다. 아이어의 색이 노란색이라면 사쿠라스의 색은 푸른 형광색입니다. 

  3. 빠른 템포로 움직이는 전략 게임의 화면이라는 걸 감안하고 봐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