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코딩은 전산학과에서 배우는 것인가?

* 이 글은 시리즈의 토막글입니다.

1.

슬로우뉴스의 파워를 실감한 포스트. 주제 자체야 일년도 더 전부터 써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던 것이긴 한데, 정작 글을 써 놓고서는 별로 읽힐 거라는 생각을 안 했다. 딱딱한 내용에, 분량마저 길어서(2편짜리…) 도저히 읽힐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 그래서 오래 전부터 미뤄 오던 주제를 다뤘다는 것에만 만족하고 있었고, 슬로우뉴스 편집장님이 “이 글 주시죠?” 하셨을 때도 속으로는 “아니 페이스북에서 꼴랑 50번도 공유 안 된 글을 왜 가져가겠다고 하시나” 했다. 그런데 막상 슬로우뉴스에 올라가자마자 페이스북에서만 800번이 넘게 공유돼버렸다(…) 얼마 전에는 ㅍㅍㅅㅅ에도 올라갔다.

고정 필진의 글이 아닌,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블로거의 글을 소개하는 모델은 상당히 오래되었다. 2000년대 중반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던 시절에도 이런저런 메타 블로그 서비스들이 블로고스피어 인기글들을 보여 주고 있었고, 지금도 이글루스에는 이오지마 이오공감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 대부분은 별 존재감을 가지지 못하고 잊혀져 간 반면 후발 주자인 슬로우뉴스와 ㅍㅍㅅㅅ는 많은 애독자를 가지고 있다. 게재를 승낙하고 나서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는데, 단순히 많이 읽힌 글, 화제가 된 글을 보여 주는 수준에서 넘어서서 일정한 색깔을 갖추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 아닐까. 슬로우뉴스는 느리지만 믿음직스러운 글이 올라오는 곳, ㅍㅍㅅㅅ는 그보다는 좀 더 캐주얼하지만 그만큼 더 다양한 스타일의 글을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스스로를 포지셔닝 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 역시 좀 재미없고 딱딱한 글이 올라와도 참을성을 가지고 읽어주는 거겠지. 그리고 나는 함량 미달의 글을 가지고도 매번 무임승차. 본격 무임승차 블로거 고어쿤

2.

글 쓰면서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정보화 사회‘라는 개념이 그 유명세 그리고 사용 빈도에 비해 그 의미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페이스북에 공유되는 글들을 살펴보니 가장 많이 인용된 대목이 바로 아래 대목:

옛날의 기술과 지금의 기술 사이에 있는 것이 정보의 처리다. 옛날의 화물 운송과 지금의 화물 운송 사이에 있는 것도 정보의 처리고, 사업부 조직이 예외적인 것이었던 시절의 사무실과 지금의 사무실의 차이도 정보의 처리다. 그리고 이 모든 사회적 변화를 통틀어서 정보화 시대의 도래라고 하는 것이다. (웹 서핑 같은 거하고는, 솔직히 별 상관 없다.)

3.

글 쓰면서 들었던 곡은 Kenny Loggins의 ‘Danger Zone’. 영화 Top Gun의 오프닝에 쓰였던 바로 그 곡이다. 아래 동영상에서는 대략 2:34부터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