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립 전쟁사 박물관 – 막시밀리안式 플레이트 아머
-
이 글의 출처는 https://blog.gorekun.com/402 입니다. 출처를 지우지 않은 상태에서 비상업적으로 배포가 가능합니다.
-
이 글은 브뤼셀 여행기(2005.08.06)의 토막글이며, 2005년 북유럽 여행의 일부입니다. 태그를 클릭하시면 전체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05년 8월 6일 오후 4시
브뤼셀 왕립 전쟁사박물관
철판을 리벳 등으로 조립해서 만든 필드 아머Field Armor, 혹은 플레이트 아머Plate Armor는 중세 서양 갑옷의 역사에서 최종 진화형의 자리를 차지한다.
암흑 시대가 끝나고 중세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유럽 갑옷의 주류를 차지한 것은 쇠사슬 고리를 이어 만든 체인 메일Chain mail이었다. 하지만 전쟁 기술의 발달은 이 체인 메일에 업그레이드를 요구했는데,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체인 메일에 코트 오브 플레이트Coat of plate 등의 추가 장비를 장비하여 방어력을 늘리는 것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방어력 증가는 관절을 포함한 온 몸을 철판으로 감싼 갑옷의 등장으로 절정에 달한다. 이른바 플레이트 아머Plate Armor의 등장이다.
하지만 병장기의 계속된 발달은 서양 갑옷에 더욱 더 강력한 방어력을 강요했다. 1400년대 이후 빌Bill, 할버드Halberd, 투핸드 소드Two handedsword 등 갑옷을 파괴할 수 있는 대형 무기가 발달한 데다가 1500년대 들어 총기까지 발달했기 때문이다. 막시밀리안식 갑옷Maximilian Armor은 무게를 줄여 착용성을 좋게 하면서도 강력한 방어력을 갖추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물로, 플레이트 아머 중에서도 최종 버전에 해당한다. 이 이름은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막시밀리안 1세(1493 ~ 1519)에서 왔다. 이 형식의 갑옷은 "최후의 기사"를 자처한 그를 위해 처음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플레이트 아머는 크게 두 가지 형식이 있는데, 이탈리아 북부에서 주로 생산된 이탈리아식(Round Armor)과 독일 남부에서 주로 생산된 독일식(Gothic Armor)이 그것이다. 전자는 비교적 동글동글한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후자의 경우 기교적 직선적인 디자인의 갑옷에 플루트Flute라는 얇은 홈1을 파서 완성한다는 점이 다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막시밀리안식 갑옷은 독일식 갑옷을 기반으로 이탈리아식 갑옷의 장점을 받아들여 개량하면서 탄생한다. Gothic Armor를 기본으로 한 만큼 Gothic Armor와 비슷하지만(특히 Flute), 아래와 같은 개선점을 가진다.
-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인상 - 잘 보면, 특히 배 부분이 동글동글해 보인다. 그만큼 충격 흡수 효과를 가진다. 이탈리아식 갑옷의 특징이다.
- 더 좁고 섬세해진 Flute - Gothic Armor는 Flute가 비교적 두껍다.
- Flute를 전 갑옷에 걸쳐 세공 - Gothic Armor의 경우 Flute를 반면, 막시밀리안식 갑옷은 전신에 걸쳐 Flute를 정성들여 세공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무게를 줄이면서도 방어력을 높일 수 있다.
막시밀리안 갑옷은 중세 유럽 갑옷의 최종 진화형이었지만, 그 수명은 길지 못했다. 16세기 중반에 이르면 이미 이러한 형식의 갑옷은 전장에서 퇴출되고 좀 더 가벼운 형식의 갑옷이 사용되기 시작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늦은 시기의 막시밀리안식 갑옷은 막시밀리안 1세의 증손자 막시밀리안 2세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1557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
이 장치는 상대방의 칼이나 창을 비껴 나가게 하는 효과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