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 나

1. 구로사와 아키라, 『카게무샤(1980)』 여기 어둠 속, 세 남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행동을 하는 이들은 나란히 앉아 말을 주고받는다. 키도 비슷하고, 얼굴도 비슷하고, 수염마저 비슷하게 쓰다듬는 이들이 모두 다른 사람임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듯하다. 2. 때는 일본 전국 시대, 사형을 기다리던 도둑 하나가 영주 앞으로 끌려 온다. 고후의 영주 다케다 신겐(武田信玄). […]

머나먼 다리

“저 마지막 다리는 너무 멀리 있군요.”1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1. 프로스트 대교(구 아른헴 대교). 이 다리는 1944년 9월, 연합군 공수부대가 탈취해야 하는 다리들 중 마지막 다리였다. 영국군 제 1공수사단이 이 임무를 맡았다. 1944년 9월, 연합군 사령부는 약간 들떠 있었다. 당장이라도 전쟁에서 다 이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프랑스 북부에 상륙할 때만 해도, 연합군은 […]

J.S.Bach – 『Die Kunst der Fuge (푸가의 기법)』

영화관에 갔다. 음악회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1. 『건축학 개론(2012)』 음대생 서연의 첫 등장. “그러니까 소개팅에서 애프터까지 간 적도 없는 내가 무슨 연애를…” “안 봐도 뻔하네. 너 또 전화로 안 하고 문자나 보냈지?” “아니, 상대방도 바쁠 텐데 무슨 전화를 해요 전화를. 난 한창 바쁠 때 전화오면 짜증만 나더구만.” “어휴, 하여간 고어군 바보야 바보.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