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까 - 대개 구글과 비교해서 네이버가 모자란다고 까는 - 들이 한심한 건 네이버의 본질을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이윤 추구를 목표로 하는 사기업이다. 이용자 많이 끌어모아서 광고료로 돈을 벌어야 한다. 사실 이건 구글도 마찬가지지만, 문제는 네이버와 구글이 몸담고 있는 인터넷 환경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영어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정보가 많다. 위키피디아로 대변되듯, 영어 인터넷의 어딘가에는 자신이 가진 정보를 업로드하고 정리하는 헌신적인 개인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관심사가 다양하기까지 하다. 관심사를 열심히 들고 판 아마추어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식을 알리려는 전문가들도 많다. 한국어 인터넷은 그 반대다. 이용자 수도 얼마 안 되고, 정보가 없다. 관심사도 협소하다. 이슈가 있으면 우르르르 몰려 다닌다.

구글과 네이버의 차이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구글이 돈을 많이 벌려면, 절대 닫힌 네트워크를 유지해서는 안된다. 트래픽을 유발하는 유용한 자료들은 전부 구글 외부에 있으니까. 자연히 신기에 가까운 검색 능력과 가치 판별 능력이 필수적이다. 반면, 네이버는 그럴 필요가 없다. 한국 인터넷에는 어차피 별로 유용한 정보가 없고, 유저들도 전문적인 지식을 찾기보다 재미난 것, 최신 이야깃거리에 우르르 몰려다니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은, 폐쇄된 네트워크 안에 최대한 정보를 사육하면서 보기 편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뇌이버 지식즐, 뇌이버 뉴스, 뇌이버 카페, 뇌이버 펌로그인 것이고.

그러니까 네이버가 - 네이버 까들의 말을 따르자면 - 지식인과 블로그에는 복사된(그것도 부정확한) 글들만 잔뜩 올라가 있고, 생산 없이 열심히 퍼대기만 하는 것은 네이버 탓이 아닌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건 한국 네티즌들의 성향 때문이다. 네이버는 거기에 맞춰서 적응한 것일 뿐이고. 구글도 한국을 기반으로 해서 사업을 했다면 아마 네이버하고 그리 다르지 않을 게다. 한국어 인터넷 환경에 구글급의 검색 능력을 요구하는 것은 개발에 금편자를 박겠다는 거하고 똑같다.

사실 나도 네이버는 뉴스 볼 때만 찾는다. 네이버의 검색 능력이 구글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건 만천하가 다 아니까. 하지만 블로고스피어에 돌아다니는, 네이버와 구글을 비교하면서 네이버를 까는 글을 보면 짜증이 울컥 치솟아오른다. 구글이나 네이버나 자기네 인터넷 환경에 맞춰서 진화한 것에 불과한데 누가 더 잘났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게 구글이 좋으면, 걍 조용히 구글 써라. 실제로 나도 그렇게 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