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알렉산더>의 메인 테마곡. 영화 자체는 뉴욕 타임즈가 "올리버 스톤 감독의 졸작. 이 영화를 보려면 보급품을 싸들고가라." 고 혹평을 날릴 정도로 지루했지만, 배경음악만은 음악감독 반젤리스의 명성에 걸맞게 훌륭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그리스 사람인 만큼 그리스 출신의 영화음악 뮤지션인 반젤리스에게 작업을 맡겼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영화음악에 있어서의 반젤리스의 명성을 생각해본다면 별로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단순한 선율의 반복으로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반젤리스 특유의 기법1- 듣기에 따라 꽤나 고전적인 - 이 잘 드러나 있어 "역시 반젤리스로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곡이다. 같은 사운드트랙의 Across the mountains 등의 몇몇 곡도 같은 주제를 공유하고 있다.

제목인 titans는 보통 거인의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본래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 이전의 신족을 의미한다. 인간을 넘어 스스로가 신이 되고자 했던 알렉산더의 일대기에 딱 맞는 곡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스 신화에서 티탄 신족은 결국 제우스에 의해 신으로서의 지위를 빼앗기고 추락하게 되는데, 알렉산드로스의 갑작스럽고도 허망한 죽음을 생각하면 꽤나 묘한 뒷맛을 풍긴다.


  1. 그 유명한 chariot of fire의 테마만 해도 1도, 4도, 5도의 반복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