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Helm에 착용하는 장식물들

The Great Helm: 배경

The Great Helm: 진화와 정립

Great Helm의 등장은 기존의 투구에 비해 한층 진일보한 방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문제는 이게 공짜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앞선 포스트에서 설명했듯이, Great Helm은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해 얼굴 전체를 철판으로 덮는 투구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시야 확보나 호흡에 있어서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장에서 피아 식별이 어려워지죠. 너나 할 것 없이 양철 바께쓰 Great Helm을 뒤집어쓰고 있으니까요.

http://www.flickr.com/photos/8765199@N07/4558754691/

13세기 이후 Surcoat의 유행은 이러한 투구의 변화와 연관을 가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Surcoat에 새겨진 문양은 피아 식별에 도움을 주었거든요. 하지만 한 가지 더 해결 방법이 있는데, 바로 투구 자체에 Crest라 불리는 장식물을 장착하는1 겁니다. 이것은 투구 본체와 달리 소재를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모양을 내기가 쉽습니다. 그 모양을 가지고 피아 식별을 하는 거죠. 게다가 크고 아름다워 일종의 자기 과시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에 묘사된 튜튼 기사단 기사. Great Helm에 날개 모양 Crest를 붙였다.

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이해하기가 쉽겠네요. 이 게임의 Great Helm은 아래 사진처럼 뿔이 달린 것으로 묘사되죠. 이 뿔이 바로 Crest입니다. 누군가가 이걸 가지고 고증 실수라고 한 걸 본 적이 있는데, 제가 보기엔 반댑니다: 소름끼치게 정확한 고증이죠.

대략 이런 식

Crest가 제일 먼저 등장한 건 1194년 만들어진 잉글랜드 국왕 Richard 1세의 인장(Seal)이었다고 하는데, 제가 이걸 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말씀 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게다가 이 시기는 아직 Great Helm이 등장한 시기도 아니구요. 확실한 것은 13세기 Great Helm이 차차 정립되어 나가면서 Crest를 장착하는 것 또한 주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Crest는 대개 유기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현존하는 자료가 없습2니다. 하지만 당대의 그림들에 Crest가 여럿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대충 어떤 모양이었는지는 살펴볼 수 있죠. 1304년 편찬된 Codex Manesse라는 책에 특히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몇 개만 소개하지요.

투구에 커다란 날개 모양 Crest를 장착한 튜튼 기사단원. 사실 이 정도면 매우 얌전한 편.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Codex_Manesse_Tannhäuser.jpg

흡사 공작새를 연상시키는 Crest.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Meister_der_Manessischen_Liederhandschrift_005.jpg

좀 더 대담한: 새를 통채로 묘사해버린;;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Codex_Manesse_Hartmann_von_Aue.jpg

양덕: 아예 피규어 하나를 통채로 묘사한 군상. 이걸 처음 본 고어핀드 군은 우주를 느꼈다고 한다(…)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Codex_Manesse_Ulrich_von_Liechtenstein.jpg

참고문헌

David Edge / John Miles Paddock, Arms & Armor of the Medieval Knight: An Illustrated History of Weaponry in the Middle Ages, Crescent, 1993


  1. 혹은 ‘씌우는’. 

  2. 가능하면 가벼운 게 좋았기 때문인데, 기록에 의하면 양피지나 깃털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24 thoughts on “Great Helm에 착용하는 장식물들

  1. 마지막 그림은 정말 정신을 혼미하게 하네요;;

  2. 참고로 저 얌전하게 생기신 튜튼기사단원은 당대의 음유시인 탄호이저입니다.
    저 그림에서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리드리히 2세의 십자군에 참여한 튜튼기사단원들을 따라서 할프브루더(Halfbruder)로 종군하는 모습이랍니다.아마도 탄호이저라는 무훈시에 의하면 악마의 꼬임을 받아서 그 죄를 속죄하기위해 십자군에 참여한다는 스토리였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맨마지막그림의 중세판 피규어 오덕군자는 울리히 폰 리히텐슈타인이라는 분.
    사실 저분은 한 여인을 사모해서 그녀가 구경가기로한 마상창시합에 참여하였는데,
    그 경기에 참여한 기사들에게
    “하앍하앍 나의 미호짱을 위하여 난 이 경기를 이겨야겠다능,만약 도와준다면 내가 사례로 금반지드리겠다능..”이라며 기사들을 꼬셔서 200여명의 기사들에게 금반지를 돌리고 결국우승을한뒤 고백을하였으나….차였다는 슬픈전설이..

    • 탄호이저는 바그너의 오페라로 유명한데, 역사적인 인물로서의 탄호이저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릅니다. 제 듣기에 제 5차 십자군 종군중의 그림이라고 하니 말씀하신 대로 프리드리히 2세의 십자군에 종군하던 시절의 그림이 맞는 걸로 보입니다.

      리히텐슈타인 공은 영화 < 기사 윌리엄>의 주인공 이름이기도 했는데, 그런 눈물겨운 사연이 있었군요. 예나 지금이나 연애는 힘든 것 같습니다 ^_^;

    • 검색해보니 울리히 폰 리히텐슈타인은 실존 인물이네요.
      영화적 허구인줄 알았는데 말이죠.
      게다가 유명인 인사였음

    • 기사 윌리엄에서 이름을 빌리긴 했습니다만 실존 인물이긴 하죠.

  3. 이거에 비하면 옆동네 친구들은 굉장히 얌전했군요;;

  4. 양덕의 위엄이군요… 과연 덕중지덕입니다 =0=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삼국시대 후반부터는 갑주자료가 없다 징징거리길래 영어블로그도 개설하고(http://kyb0417.blogspot.com/) 아머아카이브 포럼에(http://forums.armourarchive.org/phpBB2/) 가입했는데 도움좀 부탁드립니다;;;

    게시물 올리는 것은 단어나열 수준의 저렴한 실력이지만 사진으로 설명이 되는지라 심하게 어렵지 않은데 장문으로 이뤄진 질문 받으면 GG입니다 -_-;;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0-;

    • 영어해석 엉터리로 해서 엉뚱한 글을 답변으로 남기던가 하면 지적 부탁 드립니다;;

    • 제가 갈 일이 있으면 간간이 도와 드리긴 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제 글 쓰기에도 바쁘니 ^_^;

  5. 저 여자모양의 크레스트 머리에 또 하나의 크레스트를 만들면??

  6. 네이버 부흥카페로 접한지 벌써 5~7일 된거같네요
    카테고리 “역사”에 관한건 다봤는데
    아무말없이 본거 죄송합니다 ㄷㄷ..
    여기 들려서 얻고가는 지식들이 참 많네요 감사합니다 ㅎ
    아.. 그리고 개인노트에 글들을 내용정리하는거 괜찮나요?

    • 물론입니다. 뭔가를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아주 중요한 습관이죠. 적극 권장합니다.

      다만, 개인 블로그로 퍼가거나 하는 것은 그리 권하지 않습니다. 제가 글 내용을 수정해도 반영이 되지 않거든요. 따라서 delicious.com 라는 웹서비스를 쓰시길 권합니다. 아래 링크들도 참고 내지는 보기가 되겠군요:

      http://blog.gorekun.com/1441
      http://www.delicious.com/gorekun/카테고리:역사

  7. …뿔단린것도 화려한데… 마지막은 정말 대단하네요… 싸울수나있었을까요? 머리가 휘청휘청했을듯 ㅋㅋ

    • 가벼운 소재로 만들기 때문에 의외로 무게가 나가지 않습니다.

  8. 1. 뿔에 깃털장식한 그레이트 헬름을 보니 Golden Axe의 데스 애더가 생각나네요
    2. 마상시합 그림 석 장 중에 첫번째 그림은 공작새가 아니라 자쿠의 히트 토마호크를 두 개 달았다는 느낌이 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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