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10일 오후 5시
스코틀랜드 - 에딘버러

클레이모어와 마찬가지로 스코틀랜드의 고유 병장기인 더크Dirk는 판타지 세계를 다른 게임에서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역시 유명하다. 본래 군용 장비가 아니라 평상시에 사용하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날 처리도 꽤나 제멋대로여서, 한쪽 날이 있는가 하면 양쪽 날, 심지어 한쪽 날이되 칼끝만 양날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 단검이라는 물건은 언뜻 보기에는 별로 무섭지 않아 보이지만, 스위스 군용칼처럼 평상시에 사용하는 물건이 갑자기 사람 죽이는 용도로 튀어나온다는 것 빼고도 급소에 맞으면 그냥 골로 간다는 점에서 정말 무서운 무기다. 독이라도 발랐다가는 그 효과는 배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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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이 전통적인 더크. (출처: 개인 촬영. flickr@gorekun)

이렇게 단검이라는 것이 평상시에나 전투시에나 유용한 물건이었기 때문에, 하이랜더 전사들이 평생 쓸 물건으로 하나 맞춰 근접전용으로 하나 들고 다니거나 장교가 신분을 나타내기 위해 지니던 더크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합병해서 스코틀랜드 사람이 영국군에 입대하게 되자 그들을 따라 군대에 들어갔고, 결국 정식 군장비로 인정을 받게 된다.(위 사진에서 가운데 것)

이렇게 인기를 얻어가던 더크는 결국 18세기에는 영국 해군의 정식 장비로 채택되고, 지금은 전세계 해군 단검은 거의 다 더크라고 보면 될 정도가 되었다.

...라는 건 아는 역사적 지식이라지만, 그래도 정작 해군용 더크는 난생 처음 봤다.

일단 지상에서 사용되던 것보다 약간 간소해졌다는 것 정도의 변형은 있지만 놀랍게도 칼날이 휜 더크도 있었다. 이 물건은 아마 범용으로 사용되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전투시를 가정한 장비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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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al Dirk. (출처: 개인 촬영. flickr@gorek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