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QUE

내가 실패담을 더 좋아하는 이유

사람들이 경험이라고 부르는 건 대부분 실수를 말하죠. - A Good Woman(2004) 1. 일기예보는 왜 자주 틀릴까? 좀 뜬금 없지만, 이 문제는 인간 추론 능력의 한계를 잘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사고 방식이란 “선형적(linear)” 이다. 원인과 거기에 따른 결과, 이것들의 연속 혹은 집합. 이런 틀을 가지고 추론을 수행한다. 적어도 이런 모델 아래서는, 그 […]

오이디푸스

‘원죄’ 를 믿으십니까? 저는 원죄를 믿습니다. 1. 『오이디푸스 왕』 공연. http://www.flickr.com/photos/glennwilliamspdx/5449787481 옛날 옛날, 고대 그리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도시국가 테바이에 역병이 돌았다. 백성들이 연달아 죽어나가자, 테바이의 왕 오이디푸스는 델포이에 사자를 보내 신탁을 구했다. 몹쓸 돌림병을 그치게 할 방도를 알고 싶었던 거다. 마침내 돌아온 사자가 신의 뜻을 전했다: “제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짝 삼은 자를 찾아 내면 […]

K씨 이야기

1. “관둬요~ 관둬~ ~(-_-)~” 올 2월쯤의 일이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무거운 아령을 들고 낑낑거리고 있는데, 옆에서 누군가 장난을 걸었다. 근육 운동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따금 아령 무게를 늘려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일단 처음 무게를 올리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정말 고역이다. 그리고 그 날 내가 하고 있던 삽질(-_-)이 바로 이것이었다. 내게 장난을 건 사람은 같은 […]

천하무적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첫 걸음은, 모순조차 삶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1. 최강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최강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소설 『미야모토 무사시』1를 읽다보면 떠오르는 질문들이다. 언뜻 뜬금 없어 보이지만, 이 질문이 의미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주인공 무사시가 소설 내내 추구하는 문제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이 문제들이 결코 별개가 아니라는 […]

투신

1. 전설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1.가 요시오카 도장 소속의 검객 70명과 싸운 것은 1604년 1월의 일이었다. 무사시가 요시오카 도장의 당주인 세이쥬로와 덴시치로를 시합에서 베어 죽였기 때문이다. 도장 주인이 연달아 칼 맞아 죽었으니, 문하생들 입장에서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다. 결국 70명이 한꺼번에 무사시 한 사람을 죽이겠다고 덤벼들었다.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싸움이었다. 말이 70이지, 무사시는 염라대왕과의 […]

토폴로지(Topology)

이 글은 원래 인터넷 주인찾기 제 3회 컨퍼런스, “소셜시대, 블로그의 재발견”에 발표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나, 주인장 사정[^1]으로 인해 무산되었습니다. 늦었지만 블로그에 올립니다. 1. 컴퓨터 과학에는 그래프(graph)라는 게 있다. 간단히 말해서, 몇 개의 점(정점, node)들을 선(간선, edge)로 이어 놓은 도형을 그래프라고 한다. 그리고 그래프가 전체적으로 이루는 모양을 토폴로지(topology)라고 한다. 그래프는 다시 간선의 방향성 여부에 따라 방향 그래프(dir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