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호선 반포역에는 반포동이 없다.

  • 반포역 앞에 있는 곳은 반포 1동이다. 보통 반포동은 반포 본동 - 그러니까, 구반포를 가리킨다. 구반포에는 현재 9호선 구반포 역이 따로 공사중이다. 지도를 펴보면 알겠지만, 반포동 간답시고 반포역에 내렸다가는 2.5km는 걸어 올 각오를 해야 한다. 버스를 타겠다면 할 말 없는데, 도중에 있는 고속터미널 앞은 자주 막힌다.

2. 4호선 신용산역에는 용산 국립 중앙 박물관이 없다.

  • 국립 중앙 박물관은 4호선 이촌역에 있다. 어찌나 낚이는 사람이 많은지 신용산 역사에는 "국립 중앙 박물관 가실 분은 이촌역에서 하차하셔야 합니다." 라고 안내판이 붙어 있을 정도. 그런데 아직도 낚이는 사람이 많다.

3. 2호선 서울대입구 역에는 서울대 입구가 없다.

  • 가장 치명적인 낚시다. 덕분에 해마다 입시철이면 여기 낚여서 서울대 면접 시험장에 늦어서 못 들어가는 수험생들이 수도 없이 발생한다. 정문 근처에 있는 법대에 응시했다면 몰라도 관악산 중턱에 있는 공대에 응시했다면 그건 그야말로 재앙이다. 전철역에서 공대까지는 버스 타고 20분이 넘게 걸린다. 숭실대 입구역에는 숭실대가 있고, 고려대 입구역에는 고려대가 있는데 서울대만 이 모양이다.

그러니까 주위에 서울대 면접을 보는 친구가 있다면, 시험 전에 미리 한 번 찾아가 볼 것을 권한다. 그냥 늦기만 하면 별 문제 없는데, 시험이 시작되면 수위들이 바로 시험장 문을 닫아버리니 문제다. 내가 수험생일 때도 이렇게 면접을 못 본 사람이 수십 명이 넘었다.

농담 섞어 말하자면, 서울대입구에 서울대 입구를 갖다놓는 것은 한반도 대운하를 파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